백제 피리 최초 발굴로 열리는 고대 한반도 문화사 새 장
충남 부여 관북리 유적에서 약 1천400년 전 백제의 가로 피리(횡적)가 처음으로 발견되며, 한반도 고대 음악문화 연구에 혁신적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번 발굴은 단순한 유물 발견을 넘어 백제 사비기 궁중문화와 국가 운영 체계의 실상을 밝혀내는 중대한 성과로 평가된다.
삼국시대 최초 관악기 실물, 백제 음악문화의 실체 드러내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가 5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2025년 발굴 과정에서 대나무 재질의 횡적 1점이 확인됐다. 탄소 연대 측정 결과 568-642년(신뢰도 95.45%)으로 추정되는 이 유물은 삼국시대를 통틀어 관악기 실물이 발견된 첫 사례다.
22.4cm 길이로 남아있는 이 피리는 현재 소금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며, 엑스레이 분석을 통해 취공(입김을 불어넣는 구멍)이 있는 한쪽 끝이 막힌 구조임이 확인됐다. 이는 삼국사기에 기록된 백제 악기 '적'의 실체를 최초로 입증하는 물증이다.
목간 329점 대량 발굴, 백제 행정 체계의 생생한 증언
이번 조사에서 더욱 주목받는 성과는 국내 단일 유적 최대 규모인 목간 329점의 발견이다. 약 20m 길이의 수로에서 집중 출토된 이들 목간은 백제 사비기 국가 운영 방식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1차 사료로서 가치가 크다.
특히 '경신년'(540년), '계해년'(543년)이 적힌 목간은 백제가 공주에서 부여로 천도한 직후 시기의 기록으로, 사비기 초기 행정 체계 구축 과정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또한 '공적이 4개인 도족이를 소장군으로 삼다'라는 인사 관련 문구가 담긴 28.3cm 목간은 당시 관등제와 인사 행정의 실상을 보여준다.
한일 고대 문화 교류의 새로운 증거
발굴된 목간 중에는 그동안 일본에서 만든 한자로 알려진 '전'(畑) 자가 적힌 것도 확인됐다. 이는 백제 문화가 일본 고대 문자 문화 형성에 미친 영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로, 한반도와 일본 간 문화 교류사 연구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연구진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