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의 뿌리는 700만 동포의 신뢰…고상구 회장이 꿈꾸는 미래
세계한인총연합회 고상구 회장은 2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류의 성공 뒤에는 120여 년에 걸친 재외동포의 성실한 삶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배 동포 한 사람 한 사람이 거주국에서 쌓아온 신뢰가 모여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만들었고, 그 토양 위에서 오늘의 한류가 꽃을 피웠다”고 말했다. 700만 재외동포가 180여 개국에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는 기업의 해외 진출과 한류 확산을 떠받치는 경제·문화 영토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한류의 토양이 된 123년 디아스포라의 유산
고 회장은 K-팝과 K-드라마, K-푸드의 인기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는 도산 안창호 선생이 미국 캘리포니아의 오렌지 농장에서 일하던 한인들에게 “오렌지 하나를 따더라도 정성을 다하는 것이 애국이고 자존심”이라고 가르친 일화를 소개했다. “바로 그 정신이 123년 코리안 디아스포라를 이어온 힘”이라며 “선배 동포들이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 ‘한국 사람은 믿을 수 있다’는 신뢰를 쌓았고, 그 덕분에 한국 문화와 상품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동포를 위한 포럼과 역인턴 제도
고 회장은 한류의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축적된 신뢰와 네트워크를 다음 세대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세계 각국의 차세대 리더들이 교류하는 포럼을 만들고, 장기적으로 ‘세계청년대회’로 확대하는 구상을 내놨다. 또 단기 방문을 넘어 차세대 동포들이 한국 기업과 기관에서 실제로 일하는 ‘역인턴 제도’를 제안했다. “한국 중소·중견기업이나 콘텐츠·푸드·제조·IT 현장에서 출퇴근하고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며 ‘진짜 한국’을 경험해야 정체성과 인적 네트워크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민간 주도 세계한인회장대회, 새로운 전환점
올해 세계한인회장대회는 정부 주도에서 벗어나 민간 운영위원장이 이끄는 첫 대회다. 고 회장은 지난 3월 초대 민간 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행사의 주체는 한인회가 되고 정부는 행정과 예산으로 뒷받침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며 “이는 ‘국민이 주인’이라는 국정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27년부터는 재외동포청의 지원 없이 대회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외동포 예산 증액과 투표율 제고의 필요성
고 회장은 재외동포 예산이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말로는 동포가 국가의 소중한 자산이라 하지만, 예산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700만 명에 맞는 획기적인 증액을 촉구했다. 그는 재외국민 투표율을 현재 10%에서 50% 이상으로 높여야 정치적 영향력과 예산 증액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우편·전자투표 도입을 위한 국회 청원 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동포는 지원의 대상이 아닌 동반자
고 회장은 동포사회가 모국의 지원을 받는 대상으로만 인식돼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와이 이민 선조들의 독립운동 지원부터 IMF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까지, 재외동포들은 조국이 어려울 때마다 힘을 보탰고 지금은 세계 각지에서 대한민국의 경제·문화 영토를 넓히고 있다는 것이다. “동포들의 목소리에 모국이 조금 더 귀를 기울여줬으면 좋겠다”며 “모국과 동포사회가 서로 이해하고 힘을 모을 때 대한민국의 글로벌 경쟁력도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일군 한상의 길
베트남에서 사업하는 고 회장은 2006년 하노이에 한국식품 유통업체 K-마켓을 설립해 150개 매장 규모로 키웠다. K-마켓은 2017년 한상기업 최초로 베트남 100대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제2대 베트남 한인회 총연합회장, 제21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아시아·태평양지역회의 부의장, 제18차 세계한상대회장을 지냈고, 2024년부터 세계한인총연합회를 이끌고 있다. 2018년에는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했다.
세계는 문화 경쟁의 시대, 한류의 미래를 묻다
기업인으로 세계 시장을 누빈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연결’이다. 세계 각지에 흩어진 동포사회를 하나로 잇고, 선배 세대가 일군 신뢰와 네트워크를 다음 세대에 넘겨주는 일이다. “세계는 지금 치열한 문화 경쟁의 시대입니다. 한류를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화와 정신으로 세계인의 삶 속에 뿌리내리게 해야 합니다. 그 최전선에 바로 700만 재외동포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한류의 성공 뒤에 재외동포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고상구 회장은 재외동포들이 거주국에서 쌓아온 신뢰가 한류의 토양이 되었다고 강조합니다. 그들이 성실하게 살아 ‘한국 사람은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을 만들었고, 그 덕분에 한국 문화와 상품이 세계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습니다.
세계한인회장대회가 민간 주도로 바뀐 이유는 무엇인가요?
올해 대회는 정부 주도에서 벗어나 민간 운영위원장이 이끄는 첫 대회입니다. 고 회장은 한인회가 행사의 주체가 되고 정부는 행정과 예산으로 뒷받침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는 ‘국민이 주인’이라는 국정 철학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재외동포 예산 증액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고 회장은 재외국민 투표율을 현재 10%에서 50% 이상으로 높여야 정치적 영향력과 예산 증액이 가능하다고 역설합니다. 우편·전자투표 도입을 위한 국회 청원 운동 동참을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