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앞두고 부동산 시장 변화의 바람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석 달 앞두고,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에 따라 다주택자들이 본격적인 자산 정리에 나서면서, 시장 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 변화의 신호탄, 매물 급증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이 6만141건으로 최근 열흘 만에 7.1% 증가했다. 이는 정부의 강력한 다주택자 규제 정책이 실제 시장 변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세무사 사무실과 은행 VIP 고객 상담 부서에는 다주택자들의 상담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이들은 매도와 증여 중 어떤 방법이 더 유리한지, 세금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등을 문의하고 있다.
매도 vs 증여, 전략적 선택의 시대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현재 유예 기간 내에서는 증여보다 양도가 세금 부담 면에서 유리하다.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을 보유한 사례를 보면, 10년 전 10억원에 매입한 주택을 20억원에 매각할 경우 5월 9일 이전 양도세는 3억2,891만원이다.
반면 같은 주택을 자녀에게 증여하면 증여세와 취득세를 합쳐 8억4,940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단순한 세금 비교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집을 팔아도 결국 양도세를 내고 남은 차익을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상속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과 시행 후 판도 변화 예상
5월 9일 이후 양도세 중과가 본격 시행되면 상황이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 2주택자의 경우 양도세가 6억4,000여만원으로 증가하고, 3주택자는 7억5,000만원에 달해 증여가 오히려 유리해질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개선을 위한 정부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투기적 다주택 보유를 억제하고, 주택을 실수요자에게 공급하려는 정책 목표가 실현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저가 양도와 시장 안정화 효과
현재 부모와 자녀 간 저가 양도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시세보다 최대 30% 또는 3억원 중 적은 금액만큼 할인해 거래할 수 있는 제도를 활용한 것이다.
김종필 세무사는 "저가 양도는 자녀의 매수자금 부담을 줄여주면서도 주택을 합리적으로 승계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다양한 방식으로 주택 수를 줄이려는 다주택자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망과 정책 과제
업계에서는 3~4월까지 매물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실거래가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호가 하락이 시작됐고, 송파구 잠실에서는 고점 대비 5,000만~1억원씩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이번 주 발표할 양도세 중과 보완 방안에서 임차인의 임대 기간 보장 수준에 따라 매물 공급량이 달라질 전망이다. 이는 임차인의 주거 안정과 시장 안정화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정책적 과제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부동산 정책 변화는 단순한 세제 조정을 넘어 한국 사회의 주거 정의 실현과 청년층의 내집마련 기회 확대라는 더 큰 의미를 갖는다. 투기적 다주택 보유 관행을 개선하고, 주택을 투자가 아닌 거주를 위한 공간으로 되돌리려는 사회적 합의가 정책으로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