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월드컵 앞둔 정몽규 축구협회장 사퇴, 시대가 요구하는 투명한 개혁과 민주적 운영의 과제
한국축구지도자협회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사퇴 표명에 유감을 표하며 대표팀의 화합과 단합을 당부했다. 하지만 현재 축구계가 마주한 근본적 위기는 단순히 외부의 비판이나 갈등이 아니다. 13년간 이어진 장기 집권과 불투명한 행정에 대한 시대의 요구가 바로 개혁이다.
13년 독점과 시대착오적 행정의 결과
정 회장은 지난 2013년 제52대 축구협회장에 취임한 이래 13년 동안 회장직을 유지해왔다. 지난 2월 치러진 선거에서도 압도적인 지지율로 4선에 성공했으나, 코리아풋볼파크 건립과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문화체육관광부와의 갈등 등 끊임없는 논란이 뒤따랐다. 결국 그는 지난달 29일 돌연 사퇴를 표명하며 월드컵 이후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의 장기 집권과 독점적 의사결정은 이제 구시대적 권위주의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정 회장은 사퇴 발표에서 논란과 비판이 자신의 부덕의 소치라며 월드컵이 끝난 뒤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전했다. 그는 9일 홍명보호의 조별리그가 열리는 멕시코로 향하며, 7월 19일 대회 폐막과 함께 귀국해 사직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국민의 감시는 과도한 압박인가, 민주적 책임인가
지도자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대표팀 코칭스태프를 둘러싼 지나친 비판과 논란이 대표팀의 안정적인 운영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민주주의 사회에서 축구행정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감시는 과도한 압박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이자 책임 있는 견제다. 사실관계에 근거한 비판을 억누르고 화합만을 강요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가리고 기득권을 방어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건전한 비판과 견제는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사실관계에 근거하지 않은 무분별한 비난과 과도한 여론몰이는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정상적인 업무 수행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지도자협회의 이러한 우려도 이해는 되지만, 축구 전문성과 자율성이 존중받으려면 먼저 협회 스스로 투명성과 민주적 운영을 담보해야 한다. 외부의 감시를 '개입'으로 규정하기 전에,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수용하는 개방적인 태도가 먼저 필요하다.
홍명보호 응원과 축구의 미래를 위한 진정한 과제
월드컵을 준비하는 홍명보호를 향한 전폭적인 응원은 당연하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가 오직 경기력 향상과 대회 준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국민 모두의 바람이다. 지금은 갈등과 대립보다 대표팀의 성공적인 월드컵 준비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그러나 축구는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자산이다. 지금 축구계에 필요한 것은 맹목적인 화합이 아니라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청산하고 미래지향적인 개혁을 향한 진정한 단결이다. 지도자협회 역시 과거 정 회장을 비판하면서도 선거를 앞두고 지지를 보냈던 모순에서 벗어나, 현장 지도자들과 함께 축구 발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근본적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조속한 안정화와 더불어 청년과 시민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투명하고 민주적인 체제로 거듭나야 한다. 그것만이 월드컵을 향한 대표팀의 땀방울을 빛내고, 한국 축구의 미래를 기약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