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하나, 물질도 하나? 동양 고전이 던진 질문에 물리학이 답하다
중국 고전 <장자>에 등장하는 혜시의 문장 '지대무외(至大無外)'는 '지극히 큰 것은 바깥이 없다'는 뜻입니다. 이는 현대 물리학의 우주(universe) 개념과 놀랍도록 일치합니다. 물리학에서 우주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모든 것을 포함하는 유일한 전체입니다. 경계 밖에 무엇이 있든 우리와 상관이 없을 때까지 확장한 것이 바로 우주입니다. 우주는 고립계이며, 그 자체로 유일무이합니다. 이는 혜시가 말한 '대일(大一)'과 다르지 않습니다.
지극히 큰 것과 작은 것, 그 연결고리
혜시는 또 '지소무내(至小無內)'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지극히 작은 것은 안이 없다'는 뜻입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데모크리토스는 물질을 무한히 잘게 나누면 더 이상 자를 수 없는 '아토모스(atomos)'에 도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개념은 현대 물리학의 '원자(atom)'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과학이 발전하면서 원자도 내부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럼에도 현대 물리학의 표준 모형에서 전자나 쿼크 같은 근본 입자는 크기가 없어 내부도 없습니다. 이는 유클리드 기하학의 점과 같은 존재입니다.
내부가 없는 입자, 충돌해도 에너지 손실이 없다
내부가 없는 두 전자가 충돌할 때는 에너지 손실이 없습니다. 충돌로 변할 내부가 없기 때문입니다. 탁구공이 바닥에 떨어져 몇 번 튀다가 멈추는 이유는 탁구공과 바닥을 구성하는 물질 내부에서 에너지가 열운동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부가 없는 입자는 충돌 전후 정확히 같은 에너지를 유지합니다.
물리학의 표준 모형, 그리고 하나의 꿈
물리학의 표준 모형은 만물을 이루는 근본 입자를 크게 힘을 받는 입자와 힘을 전달하는 입자로 나눕니다. 그런데 힘을 받는 입자만 12개나 됩니다. 많은 물리학자들은 이 12라는 숫자가 불만입니다. 지극히 커서 바깥이 없는 우주가 딱 하나인 것처럼, 지극히 작아 안이 없는 궁극의 근본도 딱 하나일 수 있다는 꿈을 꾸기 때문입니다. 동양 고전이 던진 질문은 오늘날 물리학의 가장 깊은 탐구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FAQ
우주가 고립계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우주가 고립계라는 것은 에너지나 정보가 바깥에서 들어오거나 나갈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는 우주의 정의 자체에서 나오는 자명한 결론입니다.
근본 입자에 내부가 없다는 것은 어떻게 증명되었나요?
현대 물리학의 표준 모형은 전자와 쿼크 같은 근본 입자를 크기가 없는 점입자로 설명합니다. 이는 수많은 실험 결과와 일치하며, 내부 구조가 있다는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왜 물리학자들은 근본 입자가 12개나 되는 것을 불편해하나요?
자연은 더 단순하고 아름다울 것이라는 미학적 신념 때문입니다. 우주가 하나인 것처럼, 궁극의 근본도 하나일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