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후보자 '제넨셀 게이트' 확산…녹취록 잇따라 공개, 특검·국정조사 목소리
법무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이 '제넨셀 게이트'로 번지며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야권에서는 김 후보자와 브로커 양모 씨 사이의 정황을 담은 녹취록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특검과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청탁 의혹을 넘어, 대북송금 사건과 연결된 인물들이 얽힌 거대한 권력형 비리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녹취록에 드러난 김 후보자와 브로커의 유착 관계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후보자가 브로커 양모 씨와 나눈 2022년 2월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초선 국회의원이었으며, 양 씨와의 통화에서 “동생, 보고 싶어서 눈에서 눈물이 나네 그냥”이라며 친밀한 관계를 드러냈다. 이에 양 씨는 “오빠, 지금 달려갈게”라며 즉각 만남을 제안했고, 김 후보자는 “기다릴게”라고 답했다.
같은 날 이뤄진 두 번째 통화에서 김 후보자는 “20∼30분밖에 못 보면 아쉽잖아”라고 말했고, 양 씨는 “물건을 잔뜩 챙겨서 가고 있으니까”라고 답했다. 한 의원은 이 ‘물건’이 무엇인지 의문을 제기하며, 양 씨로부터 받은 것이 단순한 선물이 아닐 가능성을 시사했다.
“식약처장에 푸시”…인허가 로비 정황
한 의원은 2021년 10월 양 씨가 다른 사람과 나눈 또 다른 녹취록도 공개했다. 이 녹취록에서 양 씨는 신약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해 “인허가 푸는 거는 승원 오빠”라며 “식약처장한테 얘기하고, 오늘 또 보건복지부에다가 푸시해 줄까. 후원금도 500만원밖에 안 되니까 너가 잘 돼야지”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이를 두고 “자기는 후원금이 500만원밖에 안 되니, 식약처장 로비를 해준 대가를 양 씨가 충분히 챙기라는 취지”라고 해석했다. 이는 김 후보자가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인허가 과정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넨셀과의 연결고리, 그리고 이재명 캠프 자금
한 의원은 2021년 10월 27일 양 씨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업체 제넨셀의 오너 강모 씨 간 통화 녹취록도 공개했다. 강 씨는 “이번 사건 때문에 네가 애써 가지고 제넨셀에 완전 명분이 생겨 버리겠다”고 말했고, 양 씨는 “그래야죠. 이거 벌어서 사실은 승원 오빠 캐시(현금) 딱 2천 쥐어주려고 그랬거든요”라며 “이재명 캠프 자금 필요할 때인데 하면서 생색내 가지고”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브로커 양 씨의 말은 ‘김승원 오빠 로비’로 인허가가 풀렸다는 것”이라며 “그걸로 주가가 조작되고, 혈세 지원금을 사기로 타내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양 씨가 언급한 ‘오빠 선거’가 이재명 대선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KH필룩스와 대북송금 사건의 연결
한 의원은 제넨셀에 투자해 주가를 부풀린 혐의를 받는 ‘KH필룩스’를 언급하며, 이 회사의 오너가 이재명 경기지사 대북송금 사건에 등장하는 배상윤이라고 지적했다. 배상윤은 현재 수천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고 있는 해외 도피 사범이다.
국민의힘 5선 나경원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배상윤 회장은 쌍방울 대북송금의 핵심 김성태 전 회장과 ‘경제공동체’로 불리는 인물”이라며 “대장동 김만배와도 금전적으로 얽혀 있다는 의혹까지 받는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김성태와 배상윤, 그리고 김만배로 이어지는 ‘KH그룹-제넨셀’의 거대한 연결고리를 사전에 인지하고 청탁에 나선 것이라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가면 흑막의 끝엔 이 대통령이 있다”고 말했다.
임상시험 승인 속도, 다른 치료제의 2배 빨라
국민의힘 친한계 한지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제넨셀의 임상시험계획 승인 속도가 다른 코로나19 치료제에 비해 2배 이상 빨랐다고 주장했다. 의사 출신인 한 의원은 식약처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물질 기반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시험 승인에는 평균 71.6일이 걸렸지만 제넨셀은 불과 33일 만에 승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의 기소유예, 그리고 남은 의문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 양 씨의 청탁에 따라 당시 식약처장에게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요청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지만, 검찰은 직접적인 금품 수수가 없고 청탁의 위법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며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녹취록은 단순한 청탁을 넘어 금품과 선거 자금 연루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재수사 필요성이 제기된다.
자주 묻는 질문
김승원 후보자의 혐의는 무엇인가?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 브로커 양모 씨의 청탁을 받아 당시 식약처장에게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요청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했지만, 최근 공개된 녹취록에서 금품 수수와 로비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제넨셀 게이트가 대북송금 사건과 어떻게 연결되나?
제넨셀에 투자한 KH필룩스의 오너 배상윤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회장과 ‘경제공동체’ 관계로 알려졌다. 배상윤은 현재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고 있는 해외 도피 사범이다.
야권이 특검을 요구하는 이유는?
야권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청탁을 넘어 대선 자금과 연결된 권력형 비리라고 보고 있다. 한동훈 의원과 나경원 의원은 국정조사와 특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한국 사회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민주주의와 법치의 가치를 중시하는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