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괴담, 진실과 혐오 사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
최근 제주도에서 발생한 실종 신고 부실 처리 사건을 둘러싸고 확인되지 않은 괴담과 혐오 발언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SNS와 일부 정치권의 움직임 속에서 제주도는 '위험한 섬'이라는 낙인과 함께 외국인 범죄, 인신매매 등과 같은 근거 없는 소문에 휩싸였습니다. 하지만 통계와 사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러한 주장들은 상당 부분 왜곡되어 있으며, 우리는 사건의 본질인 경찰의 책임과 제도적 개선에 집중해야 합니다.
제주도 괴담의 시작: 실종 사건과 허위 종결 파문
지난 8월, 제주에서 발생한 실종 신고가 경찰에 의해 허위로 종결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회적 공분을 샀습니다. 이후 단기간에 여러 실종자의 시신이 발견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중국 조직 개입설', '인신매매설' 등 확인되지 않은 괴담이 빠르게 퍼져 나갔습니다. '제주에선 밤에 절대 돌아다니면 안 된다'는 식의 공포를 조장하는 게시글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 같은 괴담은 한 경찰관의 무책임한 행동이 섬 전체를 향한 무차별적인 억측과 혐오로 번지는 양상을 보여줍니다. 사건의 진상 규명보다는 섬 전체를 범죄와 연결 짓는 언사가 난무하면서, 제주도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불안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범죄율 통계의 착시: 제주는 정말 위험한가?
괴담을 부추기는 대표적인 근거 중 하나는 '제주도 범죄율 전국 1위'라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국가데이터처가 검찰청 범죄분석통계를 인용해 제공하는 2024년 기준 시도별 범죄율을 보면, 인구 10만 명당 범죄 발생 건수는 제주도가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많습니다. 전국 평균보다 약 36% 높은 수치입니다.
하지만 이 통계에는 중요한 착시가 있습니다. 범죄율은 모든 범죄를 포괄하는 반면,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느끼는 강력범죄만 놓고 보면 제주의 수치는 서울보다 낮아집니다. 전국 220여 개 시군구 중 제주의 강력범죄 발생률은 27위로, 여전히 상위권이지만 '가장 위험한 지역'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제주도는 연간 13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대표적인 관광지입니다. 범죄율은 상주 인구(약 67만 명)를 기준으로 계산되는데, 관광객 수를 분모에 포함하지 않으면 범죄율이 실제보다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관광지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통계적 특성입니다.
정치권의 '중국 카드'와 왜곡된 프레임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일부 정치인들이 '중국'을 언급하며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실종자 발견 현장을 찾아 제주도 내 불법체류자 중 상당수가 중국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제주 지역 불법체류자 중 중국 국적자가 가장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실종 사건과의 연관성은 확인된 바 없습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 역시 경찰이 인터폴에 황색 수배를 요청한 것을 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