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울음소리까지 흉내내는 보이스피싱, 학부모 불안 확산
최근 유명 학원에서 개인정보 약 26만 건이 유출된 가운데, 자녀의 이름과 울음소리를 이용해 부모를 속이는 보이스피싱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화를 끊고 자녀의 안전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합니다.
학원 정보 유출 이후 보이스피싱 기승
초·중등 영어 교육으로 유명한 정상어학원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개인정보가 대규모로 유출된 가운데, 이를 악용한 보이스피싱 시도가 학부모들 사이에서 잇따라 보고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학원 측은 회원 정보에 대한 비정상적인 대량 접근을 감지했고, 다음 날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인지해 관계기관에 신고했습니다.
유출된 정보에는 이름, 생년월일, 성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학교, 학년, 아이디, 암호화된 비밀번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구체적인 유출 경위와 피해 규모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자녀 목소리까지 흉내내는 치밀한 수법
30일 다수의 학부모 커뮤니티에는 정상어학원 개인정보 유출 이후 자녀를 납치한 것처럼 꾸민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았다는 경험담이 올라왔습니다. 한 작성자는 학원 상담을 예약해둔 상태에서 모르는 번호로 전화를 받았고, 상대방은 실제 자녀의 이름을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이어 수화기 너머에서 아이가 우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작성자가 놀라 아이 이름을 부르자, 40~5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전화를 넘겨받아 자신이 담배를 피우러 나왔다가 아이가 발을 밟았고, 사과는커녕 욕을 했다며 실랑이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남성은 아이를 자신의 차에 태웠다며 세차비를 요구했습니다.
작성자는 순간적으로 아이에게 실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믿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집 안에 있던 아이가 방에서 나와 “엄마 왜 그래요?”라고 말하며 정신을 차리게 됐고, 보이스피싱임을 알아채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AI 음성 합성 가능성도 제기
작성자는 자신의 전화번호뿐 아니라 자녀의 이름을 알고 있었고, 자녀의 목소리까지 들려줬다는 점에서 최근 발생한 학원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다만 해당 전화가 정상어학원에서 유출된 정보를 이용한 것인지, 실제 자녀의 음성이 유출된 것인지, 아니면 AI로 합성된 것인지는 현재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원이 수집하는 개인정보가 일반적인 서비스보다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큽니다. 자녀의 이름과 학부모 연락처뿐 아니라 학교와 학년 등 생활과 밀접한 정보가 결합되면, 부모를 속이는 맞춤형 피싱에 악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 소비자경보 발령 및 대응 당부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미성년 자녀와 학부모의 개인정보를 악용해 자녀가 납치된 것처럼 꾸미는 보이스피싱이 성행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를 발령했습니다. 특히 사기범이 AI로 조작한 자녀의 울음소리를 들려줘 부모의 불안을 자극하고, 일상에서 있을 법한 상황을 만들어 차량에 감금했다고 주장하는 수법이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과거에는 거액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을 수리비나 합의금 명목으로 요구하며 피해자가 의심하기 어렵게 만드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자녀의 울음소리와 함께 금전을 요구받았다면 보이스피싱을 의심하고, 일단 전화를 끊은 뒤 자녀의 안전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전문가 조언: “끊고 직접 확인하라”
전문가들은 가장 중요한 것은 전화 속 상황에 즉각 반응하기보다 ‘끊고 직접 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자녀가 납치됐거나 사고를 당했다는 전화를 받더라도 상대방이 알려준 번호로 다시 연락하거나 송금을 서두르지 말고, 직접 자녀에게 전화하거나 학교·학원에 연락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상대방이 자녀의 이름을 정확히 알고 있고 실제 아이의 목소리와 유사한 음성까지 들려주더라도, 개인정보가 정확하다는 사실만으로 전화 내용을 사실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지적입니다.
FAQ: 보이스피싱 대응 관련 궁금증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를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일단 전화를 끊고, 자녀에게 직접 전화하거나 학교·학원에 연락해 안전을 확인하세요. 상대방이 알려준 번호로 다시 연락하지 마세요.
AI로 합성된 목소리도 보이스피싱에 사용되나요?
네, 금융감독원은 AI로 조작된 자녀의 울음소리를 활용한 보이스피싱 사례를 확인했습니다. 목소리가 실제와 비슷하더라도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고려해 의심해야 합니다.
피해가 발생했다면 어떻게 신고하나요?
즉시 경찰 통합 신고번호 1394로 신고하고, 금융기관에 지급정지를 요청하세요. 통신사의 AI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