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리 “미국과 전쟁 중”… 최악의 관세전쟁으로 치닫는 북미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협상이 결렬되면서 양국이 보복 관세를 주고받는 최악의 관세전쟁에 돌입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캐나다산 수입품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우리는 미국의 공격을 받았다”며 강력히 맞서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국경을 맞댄 전통적 우방국이었던 두 나라는 이제 적대국보다 못한 관계로 치닫고 있습니다.
미국, 캐나다에 50% 추가 관세 부과… 협상 결렬
지난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22일 0시부터 200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추가로 부과했습니다. 대상 품목은 유제품, 맥주와 와인 등 주류, 하키용품, 기계, 섬유, 시멘트, 가구 등입니다. 이번 조치는 1930년 제정된 미국 관세법 338조에 근거한 것으로, 미국 대통령이 자국 상업 활동을 차별하는 국가에 대해 최대 50%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규정입니다.
이번 관세 대상은 미국의 전체 캐나다산 수입액 중 5%에 불과하지만, 기존 관세까지 합산하면 캐나다는 우방국 중 사실상 최고 수준의 관세를 부담하게 됐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앞서 무역확장법 232조를 동원해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50%,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한 바 있습니다.
카니 총리 “우리는 전쟁 중”… 보복 관세 예고
협상 결렬 직후 양국은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엑스(X)에 “미국은 캐나다에 최고 수준의 대우를 제안했지만, 캐나다가 새로운 요구를 내놓고 기존 약속을 번복했다”며 책임을 캐나다에 돌렸습니다.
반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대국민 연설에서 “캐나다는 미국과 전쟁 중이다. 우리는 미국의 공격을 받았다”며 “캐나다는 노동자와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의 관세와 동일한 규모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트럼프 정부가 나쁜 합의를 요구했다”며 “미국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제공한 것은 너무 적었다”고 비난했습니다.
캐나다는 다음 달 8일부터 미국산 철강, 낙농품, 가전제품, 농기계, 펄프 등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미국도 추가 대응을 시사하면서 양국 간 공방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리어 대표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캐나다의 보복에 대응하는 조치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캐나다 정치권, 초당적 지지… 강경 여론 확산
캐나다에서는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미국의 압박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강경 여론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카니 총리의 연설 이후 정치권에서는 진영을 가리지 않고 지지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미국과 캐나다는 경제·사회·문화적으로 가장 긴밀한 이웃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갈등이 거듭되며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됐습니다.
양국은 지난해 2월 미국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캐나다·멕시코·중국에 ‘펜타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부터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이후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철강, 자동차, 목재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이번에 또 50%의 관세를 더했습니다. 북미무역협정(USMCA)도 매년 재연장해야 하는 처지가 되면서 과거의 우호 관계는 사실상 폐기됐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캐나다에서는 미국산 불매운동까지 벌어졌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를 ‘미국 주지사’로 폄하하며 양국 간 신경전은 극에 달했습니다.
북미 무역 질서 전체가 흔들리나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관세 부과 자체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양국의 맞대응이 이어질 경우 북미 무역 질서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는 약 8,892km에 이르는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매일 약 33만 명이 국경을 오갑니다. 양국 간 하루 교역액은 약 20억 달러, 작년 한 해 교역 규모는 8,799억 달러에 달합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캐나다에게 미국은 가장 큰 수출 시장입니다. 석유 등 에너지와 자동차, 부품이 최대 수출 품목입니다. 대미 의존도가 큰 캐나다는 무역 차질로 제조업 기반이 타격을 받을 위험이 있습니다. 트레버 톰비 캘거리대 교수는 “새로운 관세로 캐나다에서 일자리가 9만 개 이상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반면 미국도 캐나다의 원유와 천연가스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일각에서는 에너지 수출을 무기로 삼아 미국에 맞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캐나다는 유럽연합(EU)에 이어 미국 상품과 서비스의 최대 구매국이기도 합니다.
피터 웰치 민주당 상원의원은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온 국경을 넘는 비즈니스 관계가 위기에 처해 있다”며 “가장 가까운 동맹국과의 장기 무역협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캐나다 관세전쟁, 한반도에 주는 시사점은?
이번 사태는 경제적 상호의존성이 깊은 동맹국 간에도 무역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에서도 미국과의 통상 관계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 협력과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미국과 캐나다의 관세전쟁은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동맹의 미래와 국제 질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양국이 어떤 해법을 찾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