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임박, 한국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이 관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예고하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새로운 국면이 열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처하며 대화를 촉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모두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한국의 입지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의 페이스메이커 선언과 북·미의 냉담한 반응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SNS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피스메이커 활동을 촉진하고 기여하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8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처음 언급한 ‘조력자·촉진자’ 역할을 재확인한 것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을 돕지 않았다며 불만을 표했고,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이 대통령을 겨냥해 “핵잠수함 도입의 가속화를 운운했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20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 발을 발사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한국이 북·미 대화에서 배제될 위기, 해법은?
북·미 양측 모두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향후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될 경우 한국이 패싱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한반도 평화 문제는 우리가 당사자이고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며 “패싱되지 않도록 미국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논의를 주도하기보다 막후 외교에 주력하고, 미국의 움직임을 뒷받침해야 북·미 대화 전반에 관여할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분석한다.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북한과 우호적인 중국 등 주변국 외교 중심으로 대화 여건 조성에 주력하고, 주요한 발표나 스포트라이트는 미국에 넘겨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엔총회, 한국의 외교적 기회의 장
정부는 다음 달 22일부터 1주일간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통해 북·미 대화 과정에 관여할 기회를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미·중 정상회담도 개최될 예정이며, 이 대통령이 SNS에서 “미국에서의 존경하는 트럼프 대통령님과의 재회를 기대한다”고 밝힌 점을 고려하면 한·미 정상 간 접촉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성철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를 앞둔 미국은 빠른 대미투자를 강하게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에서 원하는 카드를 맞춰가며 북·미 대화에 관여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 한국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시점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한국은 단순한 관찰자가 아닌 평화 프로세스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을 기회를 맞이한다. 이 대통령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신뢰 회복, 북한과의 대화 채널 재개, 그리고 주변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한반도 평화는 단순한 외교적 성과를 넘어, 동북아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다. 한국이 페이스메이커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반도 평화 문제는 우리가 당사자이고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 통일부 당국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