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 대폭 축소 지시한 트럼프, 북미대화 재개 신호탄 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한 유화적 메시지로 풀이되면서, 그동안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북미 대화가 재개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취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점을 감안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한미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연합훈련이 비용이 많이 들고, 그 부담의 상당 부분을 미국이 지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북한이 위협적이지 않고 예의를 지켜왔다”며 “연합훈련 시행은 전적으로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한미훈련 축소, 북한에 보낸 신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훈련 축소 지시를 언제 내렸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취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표현으로 미뤄볼 때, 훈련 시작을 앞두고 지시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는 한국시간으로 17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를 김 위원장에 대한 유화적 제스처로 해석한다. 특히 축소 규모를 ‘대폭’으로 명시한 점은 김 위원장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하는 의도로 읽힌다. 북한은 그동안 한미연합훈련을 ‘침략전쟁연습’이라며 강도 높게 반발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에 김 위원장과 찍은 사진을 올리며 분위기 조성에 나서기도 했다. 재집권 이후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하는 발언을 해왔지만, 이처럼 실질적인 조치를 공개적으로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전쟁 수렁에서 외교적 돌파구 찾나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6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이란전쟁에서 시선을 돌리기 위해 이번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확전도, 일방적 철수도 어려운 난처한 상황에서 외교적 성과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라는 것이다.
가자전쟁과 관련해 하마스의 무장해제를 내세운 최근 발표도 이스라엘의 비협조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좋은 관계’를 강조해 온 김 위원장을 상대로 승부수를 던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한 이상 비핵화를 논하지 않겠다며 트럼프 행정부와의 대화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비핵화를 목표로 하면서도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북미대화 재개 시 ‘스몰딜’ 가능성
북미 대화가 재개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전에 외교적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단기적 합의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하지 않는 등의 ‘스몰딜’이 거론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 김 위원장과 싱가포르와 베트남 하노이에서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면서 북미관계는 교착 상태에 빠졌고, 같은 해 6월 판문점 회동에도 불구하고 대화의 불씨를 이어가지 못했다.
‘비용’ 관점에서 바라보는 한미훈련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비싸고 미국이 부담을 많이 지는 훈련’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18년 싱가포르 첫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도 그는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선언하며 “엄청난 비용이 절감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반도 방어의 측면보다 사업가적 관점에서 한미훈련에 접근하는 태도가 이번에도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트럼프의 한국 이란 비핵화 동참 발언, 그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게시물에서 한국이 이란 비핵화 동참 요청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소 관련이 없는 얘기’라며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군함 파견에 동맹국들이 응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을 지속적으로 표명해 온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해서도 “미국이 핵을 보유한 북한을 억지하느라 주한미군을 배치했는데 한국이 미국을 돕지 않는다”는 식으로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한미훈련 축소 지시를 보도하면서 “많은 미국의 동맹국처럼 한국도 미국의 이란전쟁에 관여하기를 거부했다”며 “한국이 이란전에 더 많은 지원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실망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미대화 재개,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국면 맞나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대폭 축소 지시가 실제로 북미 대화 재개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그동안 공개적인 실질 조치를 취하지 않던 트럼프 대통령이 ‘당근’을 꺼내 든 만큼, 북한의 반응과 후속 대화 가능성에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적 긴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시민사회의 입장에서는 북미 대화 재개가 한반도 긴장 완화의 계기가 되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단순한 전술적 움직임에 그치지 않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