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빅뱅 출신 탑(T.O.P, 최승현)의 팬사이트가 20년 만에 운영을 종료하며 아티스트와 소속사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팬과 아티스트 관계의 새로운 기준을 요구하는 이번 사태는 K-팝 팬덤 문화의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20년 헌신 끝에 내린 결정
팬사이트 '최승현닷컴(CHOIDOT)'은 지난 9일 공식 SNS를 통해 2006년 8월부터 이어온 운영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탑과 소속사 TOPSPOT PICTURES의 '현실 외면과 책임 회피'를 종료 이유로 꼽았다.
팬사이트 측은 “팬들을 위한 앨범이라는 말과 달리 팬들이 가장 원하고 기다렸던 무대와 소통은 충분하지 않았다”며 “앨범 홍보와 프로모션은 물론 팬 소통과 서포트에 따르는 실무까지 개인 팬사이트의 자발적인 노력에 기대어 왔다”고 지적했다.
소통 창구 없는 소속사, 팬사이트가 대신했다
이들은 소속사가 공식 문의 채널이나 커뮤니티, 이메일조차 두지 않아 해외 팬들의 문의까지 떠안게 됐다고 주장했다. 필요할 때면 게시물 사진 삭제와 수정을 요구하며 팬사이트를 실무 창구처럼 활용했다는 것이다.
공개된 메시지와 이메일에는 공연 개선 의견 전달, 팬 이벤트 운영 자문 요청, 자체 비용으로 진행한 앨범 홍보 광고의 디자인 수정 요청 등의 정황이 담겼다.
전시회 취소 논란, 진짜 이유는?
최근 논란이 된 전시회 취소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전시 예산은 약 900만원으로, 관람객 300명의 입장료 75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운영자 두 명이 부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첫 주 신청자가 약 20명에 그쳤고, 이후 열애설 보도와 함께 예약 취소가 이어지며 운영자 부담액은 약 700만원까지 늘었다.
팬사이트 측은 “많은 팬들은 유튜브 콘텐츠 촬영 전부터 두 사람의 연애를 알고 있었지만, 아티스트의 사생활이기에 언급하지 않았다”며 “이제 와서 저희의 실망과 전시 취소를 '연애에 화가 난 팬들의 행동'으로 단정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오만함 내려놓길”…팬과 아티스트의 새 관계
팬사이트 측은 탑을 향해 “앨범은 팬들에게 내려 주는 선물이나 영광이 아니다”라며 “팬들이라면 응당 알아서 움직여 줄 것이라는 오만함은 이제 내려놓아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팬들의 사랑과 응원은 필요할 때 이용하고, 불편할 때 외면해도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 진심을 지키기 위해 모든 상처를 삼키고 침묵해야 한다면 이제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탑은 2006년 빅뱅으로 데뷔해 2023년 팀 탈퇴를 공식화했으며, 최근 배우 겸 가수 나나와의 열애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