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3일 국무회의에서 한미 관계 이상기류와 관련해 '국익 중심 실용외교' 노선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며, 동맹파와 자주파 간 갈등 속에서 정부 외교안보팀 전체를 감싸는 메시지를 던졌다. 같은 날 워싱턴에서는 강경화 주미대사가 미국 측과의 정보협력 소통이 '답답할 정도'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인정해 한미동맹 위기론의 무게감을 더했다.
국무회의에서 나온 이 대통령의 메시지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국가 간에는 이견이 있기 마련'이라며 다만 이견을 관리 가능한 범위 내로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칫 국가 간 이익 경쟁에서 우리의 국익을 희생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한미동맹을 '외교의 축'으로 규정하며 지속적으로 고도화해야 한다고 밝히는 한편, 중국·러시아 등 주변 강국들과의 관계 관리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는 발언도 이어 나왔다.
자주파를 향한 공세 차단?
정치권과 외교가에서는 이번 발언이 한미 관계 이상기류의 원인으로 지목돼온 이종석 국정원장, 정동영 통일부장관 등 이른바 '자주파'에 대한 공세를 차단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정부 외교안보팀 내부에서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조현 외교부장관 등 '동맹파'와 이 원장·정 장관 등 '자주파' 사이 노선 차이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기여 부족을 직접 비판한 사안을 두고서도 동맹파와 자주파 간 의견 충돌이 계속되고 있으며, 대북정책 공조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강경화 대사, '백악관 소통 답답' 토로
강경화 주미대사는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지난달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미국이 한국 정보 당국과의 협력에 우려를 제기한 사실을 사실상 인정했다. 그는 '미국 측이 기대하는 만큼 충분히 해소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그는 '백악관 고위급과의 협의는 지금 나도 답답할 정도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소통의 한계를 시인했다.
한편 주미대사관은 강 대사가 DMZ 지뢰 폭발과 관련해 '불의의 사고는 분명 아니다'라고 밝힌 것은 해당 지뢰가 인위적으로 매설된 전형적인 북한군 지뢰로 판단됐다는 점을 강조한 대답이라고 해명했다.
앞으로의 관건
이 대통령이 실용외교 노선을 유지하면서도 내부 노선 갈등을 관리할 수 있을지, 그리고 한미 간 정보협력 균열이 조기에 해소될 수 있을지가 향후 한미동맹의 안정을 가늠하는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