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논란, 이재명 대통령 재판 영향? 민주당 강행에 법조계 우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처리를 앞두고 큰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이 개정안은 29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고, 30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입니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예고함에 따라 법안은 31일께 통과될 전망입니다.
이번 개정안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공소기각 판단 범위를 넓힌 조항입니다. 현행법은 재판권 없음, 공소제기 절차 위반, 중복 기소, 고소 취소 등 제한된 경우에만 공소기각을 허용합니다. 하지만 개정안은 '중대한 위법 수사에 기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를 추가했습니다. 법원이 공소를 기각할 수 있는 길이 크게 넓어지는 셈입니다.
법조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중대한 위법 수사'의 기준이 모호하고, '소추재량권 남용'이 기존 '공소권 남용'과 어떻게 다른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입니다. 대검찰청도 “공소기각은 실체 판단 없이 형사절차를 종료시키는 예외적 제도”라며 “재판부 해석에 따라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개정안이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대북송금 뇌물사건 무죄 가능성이 없고 공소취소도 여의치 않으니 민주당이 새로 공소기각법을 만들어 법원을 압박하려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 임기 후 감옥에 안 가기 위한 플랜C”라고 주장했습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도 “민주당이 이 대통령 사건에 붙인 ‘조작수사·조작기소’ 주장을 그대로 법조문에 옮긴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개정안은 또 검사의 보완수사를 폐지하는 대신 피의자나 사건관계인으로부터 의견을 듣거나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는 '사실관계 확인' 조항을 신설했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얻은 진술이나 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민주당은 아동학대, 가정폭력, 성범죄 등 7대 범죄에 한해 개별법을 개정해 전건송치가 가능하게 할 계획입니다. 전건송치는 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예외 없이 검찰에 넘겨 검사가 한 번 더 확인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경찰의 선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수사 공백을 우려합니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지낸 박찬운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가을쯤 현장에서 후유증이 나타날 것”이라며 “기록만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문제, 보완수사 요구로 인한 수사 지연, 검찰에 억울함을 호소해도 들을 수 없는 피해자 사례” 등을 우려했습니다.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양홍석 변호사도 “공소청 업무는 10월부터 올해 말까지 구속사건과 영장 신청사건을 제외하고 사실상 마비될 것”이라며 “경찰은 시스템 부재로 인해 사건 쓰나미가 밀려드는 것에 기겁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역시 청장 인선 과정에서 정치적 대립으로 개점휴업 상태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대검찰청도 이날 Q&A 형식의 설명자료를 내고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금지되면 실체적 진실 발견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술 신빙성은 검사가 사건관계인을 면전에서 직접 조사해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데, 검사만 서면에 의존해 판단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실관계 확인 제도에 대해서도 “검사가 고소인 진술을 청취해도 증거로 사용하기 어려워 고소인이 재차 경찰에 출석해 동일한 진술을 해야 한다”며 “사건처리 지연 및 인권침해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김한균 부원장은 이날 국회 긴급 토론회에서 “민생 범죄,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는 오히려 폭행, 사기 이런 것”이라며 “7대 범죄를 검사에게 보낸다고 해도 검사는 수사를 보완할 권한이 없는데, 송치받은 약자 범죄에 대해 시민과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습니다. “보완수사 폐지에 너무 매몰돼 국민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걸 개혁이라고 억지를 쓰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장애인권법센터장을 맡은 김예원 변호사도 “새로운 수사기관과 전담조직을 만들고, 여러 개별법을 고치고, 특사경 전산체계를 연결하고, 수사기관 간 사건 이송 구조를 다시 만들려면 엄청난 시간과 예산, 인력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발생하는 수사 공백과 사건 지연, 국민의 권리 침해를 어떻게 막을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없앨 거라면 전체 범죄에 대한 전건송치라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대검은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사경 수사에 대한 견제는 사건종결 단계에서의 상시적 견제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법밖에 남지 않는다”며 “영장 없이 임의수사만으로 종결되는 대다수 사건에서 부실 수사를 걸러낼 수단은 검사의 사후적 기록 검토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수사 체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며, 법조계와 정치권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개혁의 일환이라고 주장하지만, 야당과 법조계는 수사 공백과 정치적 의도를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