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합당 논란, 대통령실 개입 의혹으로 확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내 반대에 직면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계획을 중단했지만, 이제는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의혹이 새로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강득구 최고위원의 폭탄 발언과 급작스런 삭제
사태는 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이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면담 내용을 SNS에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지방선거 이후에 합당하고 전당대회는 통합 전당대회로 했으면 하는 것이 대통령의 바람"이라고 밝혔다가 급히 삭제했다.
강 최고위원의 글은 상당히 구체적이었다. "합당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면 바로 합당에 관한 수임기구를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대통령의 입장까지 전달받았다"며 "이런 내용이 이번 주에 발표되면 대통령실에서는 다음 주 통합과 연동된 이벤트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부인, 하지만 의혹은 증폭
청와대 관계자는 "합당은 당이 결정할 사안이며 청와대는 합당과 관련해 논의한 것이나 입장이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강 최고위원이 밝힌 내용이 민주당 긴급 최고위에서 결정한 사항과 유사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합당 논의를 중단하는 대신 혁신당과의 '연대·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는 강 최고위원이 전한 '대통령의 바람'과 맥을 같이 한다.
정청래 대표, 리더십 위기 직면
정 대표는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다"며 "더 이상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 1년도 안 된 시점에 집권 여당 대표가 자신의 정치 어젠다를 띄우려다 극심한 당내 갈등만 초래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2차 종합특검 후보자 추천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질타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친명계의 강한 반발을 샀다.
당내 갈등 심화, 미래 과제 산적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합당을 반대했고, 한준호·이건태 등 친명계 의원들도 비판에 나섰다. 친명·친청 갈등은 합당 논의 과정에서 한층 더 뚜렷해졌다.
정 대표의 리더십에는 선거 준비 본격화 시 경선 룰이나 전략공천 문제, 혁신당 등과의 선거 연대 문제 등이 남아 있어 향후 당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민주당 최고위의 입장 발표를 들었다"며 "긴급최고위를 연 뒤 혁신당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이번 사태는 여권 내 소통 부재와 함께 대통령실과 집권당 간 관계 설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당내 민주주의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