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트럼프 달래기' 외교, 한국은 신중한 전략적 접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국제 정세가 복잡해지는 가운데, 일본과 한국이 서로 다른 외교 전략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일본은 미국의 요구에 적극 화답하며 동맹 압박을 완화하는 전략을 택한 반면, 한국은 보다 신중하고 전략적인 접근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적극적 협력 전략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9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표명했다. 그는 "세계에 평화와 번영을 가져올 사람은 도널드뿐"이라며 "확실히 응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란 핵무기 개발에 대해 "용납될 수 없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 봉쇄를 비판한다"고 명확한 입장을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항행 안전 공헌 요청에 대해서도 "일본 법률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답했다.
일본은 또한 경제적 유인책도 제시했다. 미국산 원유 비축 사업을 제안하고, 지난해 약속한 5500억 달러 대미투자의 2차 프로젝트로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을 포함한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의 신중한 전략적 사고
반면 한국은 보다 신중한 접근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아직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는 미국이 한국에 구체적인 요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전략적 고려에서 비롯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 스스로 호르무즈 해협 관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시점에 필요한 만큼의 개입을 할 수 있는 방향의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신중함에는 일본과 다른 현실적 제약도 작용한다. 일본과 달리 한국은 평화헌법 같은 '가드레일'이 없어 섣불리 지지 메시지를 낼 경우 미국의 무리한 군사적 지원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다음 주 G7 회의가 분수령
외교가에서는 다음 주 G7 외교장관회의가 한국 입장의 윤곽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25일 파리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정부는 현재 트럼프의 '콜'을 받은 국가들과 소통하며, 일본의 전략과 미국의 반응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더 세밀하게 전략을 짤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며 "기존 신뢰를 두텁게 할 수 있는 성과들을 쌓아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지향적 외교의 필요성
이번 사태는 한국 외교가 단순한 동맹 관리를 넘어 보다 전략적이고 미래 지향적 접근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의 국익을 최대화하면서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균형잡힌 외교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