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검사실 술 파티 위증 공방 접어든 국민참여재판, 검찰 진술과 영수증의 충돌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이른바 '검사실 술 파티 위증' 혐의 재판이 1주 차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검찰과 피고인 측의 치열한 법정 공방 속에서, 국민참여재판은 권력 기관의 투명성과 진실 규명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마주했습니다.
검찰의 논리, 7인의 일치된 진술
12일 수원지법 형사11부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는 위증 혐의를 두고 양측의 모두진술이 이어졌습니다. 검찰은 당시 현장에 있던 7명의 일치된 진술을 내세우고, 변호인 측은 소주 결제 영수증 등 객관적 정황 증거로 맞받아쳤습니다.
검찰은 배심원들을 향해 이 사건은 1313호 검사실에 술이 반입됐는지 여부만 판단하면 된다며 쟁점을 단순화했습니다. 서로 다른 입장의 7명이 거짓으로 입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이른바 '칠인성호 불가론'이 검찰 논리의 핵심입니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 7명이 모두 술 반입은 없었다고 진술하며, 각계각층의 이들이 이화영 전 부지사 한 명을 엮기 위해 공모할 동기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피고인 측이 주요 근거로 내세우는 쌍방울 법인카드 소주 결제 내용에 대해서도, 검찰은 해당 증거를 검찰이 먼저 찾아 신청했다며 공익의 대변자로서의 위치를 내세웠습니다.
영수증이 말하는 진실, 권력 기관의 중립성 의문
반면 피고인 측의 반격은 날카롭습니다. 변호인은 사람의 기억은 입장에 따라 왜곡되며, 특히 이번 사건의 증인들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고 지적하며 검찰의 진술 신빙성을 전면 탄핵했습니다.
특히 당일 오후 6시 34분께 쌍방울 직원이 편의점에서 법인카드로 소주와 생수를 구매한 영수증과 13층 출입 태그 기록을 제시했습니다. 변호인은 객관적 자료가 이른바 '연어 파티'가 아닌 술 파티를 증명한다며, 검찰이 수용자들에게 술과 음식을 제공하며 진술을 조작하는 세미나를 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화영 전 부지사도 발언 기회를 얻자 강하게 맞섰습니다. 그는 법무부 실태조사와 서울고검 감찰에서도 자신의 주장이 맞다고 발표됐고,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도 진실 반응이 나왔다며 검찰이 스스로 조사한 결과를 부정하는 것을 비판했습니다. 이어 이번 위증 기소가 야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일방적 고발로 인한 청부 기소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정에서는 변호인 측이 누군가 술인 줄 모르고 마셨다가 진술을 번복했다고 주장했다가, 검찰의 강력한 반박에 부딪히며 한발 물러서는 실랑이도 벌어졌습니다.
배심원들의 고충과 15일 현장검증
역대 최장기인 열흘간의 국민참여재판이 진행되면서, 장시간 재판에 지친 배심원들의 고충도 솔직하게 드러났습니다. 발언 소리가 작아 단어 구별이 어렵다는 점, 아침부터 밤까지 실내에만 있어 바깥바람을 쐴 곳이 없다는 점, 시원한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등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재판부는 남은 일정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조치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시민의 목소리가 직접 반영되는 민주적 재판 과정의 현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한편 양측의 모두진술을 마친 재판부는 오는 15일 오전, 술 파티 장소로 지목된 수원지검 1313호 검사실 등에 대한 비공개 현장검증을 진행합니다. 재판부와 배심원단은 직접 공간 구조와 이동 동선을 파악한 뒤 법정으로 복귀해 핵심 증인들에 대한 신문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과연 객관적 물증과 권력 기관의 진술 중 어느 쪽에 진실이 있는지, 국민참여재판의 판단에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