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메가프로젝트, 지역균형발전의 기회인가 위기인가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중심의 3대 메가프로젝트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속도전으로 밀어붙여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사업이 민주적 숙의, 기후·생태적 한계, 노동권, 농민 생존권 등 여러 문제를 외면한 '개발 폭주'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과연 이 프로젝트가 진정한 지역균형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반도체 산업의 그림자: 고용 없는 성장과 불평등 심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권에 반도체 생산공장 4기를 건설하면 지역 주민의 삶이 나아질까? 현재 수도권 반도체 산업의 사례가 답을 준다. 반도체 호황 덕에 한국 경제는 '삼전닉스' 경제로 변모했고, 올해 경제성장률 3%, 수출 세계 4강,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예상한다. 하지만 고용지표는 내림세다. 반도체 산업의 고용효과가 낮아 '고용 없는 성장'이 심화되고, 청년층이 가장 큰 충격을 받고 있다. K자 성장이 뚜렷해지며 소득과 자산 불평등이 고착화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의 7월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자산 격차는 19배에 달한다.
발전의 진정한 의미: 성장을 넘어 '좋은 삶'으로
한자 '발전'과 영어 'development' 모두 내재된 가능성이 밖으로 드러난다는 뜻이다. 하지만 경제 성장과 동의어가 되면서 발전은 왜곡되었다. 진정한 발전은 모두의 삶에 내재한 가능성이 꽃피는 것, 즉 '좋은 삶'을 누리는 것이다. 자본이 지역을 찾는 목적은 지역발전이 아니라 더 많은 이윤이다. 반도체 공장 유치로 지역내총생산(GRDP)이 급증해도, 그 열매가 지역 주민, 특히 가장 힘든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돌아가지 않으면 진정한 발전이라 할 수 없다.
기후와 생태 한계 내에서의 균형발전 필요
생태 파괴와 기후위기를 가속하는 사업은 발전일 수 없다. 3대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다. 정부는 신규 핵발전소와 댐 높이기, 공업·생활·발전·농업용수 동원 등을 거론하지만, 이는 무모하고 무리한 발상이다. 대통령이 환경영향평가 기간 단축을 지시하는 등 속도전에 집중하면, 방식의 오류가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
결론: 방식이 잘못되면 속도는 재앙이다
지금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다. 민주적 숙의, 기후·생태적 한계, 노동권, 농민 생존권을 고려한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추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균형발전'만 남고 지역균형발전은 요원해질 것이다. 정치와 행정의 책무는 자본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삶과 자연을 생각하는 균형발전을 실현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