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원전동맹, 2000억 달러 펀드로 에너지 혁신 이끈다
한국이 조성하는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 중 70% 이상이 미국 내 에너지 인프라, 특히 복합화력발전과 대형 원전에 투자될 전망이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맞물려 한미 양국의 에너지 협력이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신호로 읽힌다.
텍사스 엔시날 프로젝트,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의 핵심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로 유력한 '엔시날 프로젝트'는 텍사스주 엔시날에 총 6.3GW 규모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는 통상적인 복합발전 사업보다 훨씬 큰 규모로, 인근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직접 공급할 예정이다.
발전소는 단계적으로 건설된다. 먼저 1.4GW 규모의 가스터빈 설비를 구축한 뒤, 효율이 높은 4.9GW 규모의 복합화력설비를 순차적으로 증설하는 방식이다. 초기 가동을 통해 실제 수요와 경제성을 검증한 후 추가 투자에 나서는 전략으로, 투자 부담을 줄이려는 구상이다. 미국 에너지 기업 '루이스에너지그룹'이 사업에 참여한다.
데이터센터 개발사가 주도하는 새로운 에너지 생태계
이 프로젝트는 미국 데이터센터 개발업체 '릴레이티드 디지털'이 주도한다. 릴레이티드 디지털은 부동산 개발회사 릴레이티드 컴퍼니즈가 설립한 데이터센터 개발·투자 플랫폼이다. 릴레이티드 컴퍼니즈는 부동산 재벌 스티븐 로스가 1972년 창업했으며, 로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로 알려져 있다.
복합화력발전소는 전력을 데이터센터 개발사에 판매하고, 개발사는 빅테크 기업들을 임차인으로 확보하는 구조다. 발전소는 개발사와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한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시에도 데이터센터 개발사의 재무 능력과 신용도가 핵심 검증 요소다.
대형 원전 8기, 한미 원전동맹의 새로운 장
한미 양국은 미국에 복수의 대형 원전을 건설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이르면 이달 체결될 양해각서(MOU)에 대형 원전 8기 건설 계획이 포함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한국의 미국 원전 관련 투자 규모는 12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미투자펀드의 절반 이상이 원전에 투자되는 것에 대해 정부 안팎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CCUS(탄소 포집, 이용 및 저장)나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같은 후속 프로젝트보다 한국이 얻을 부가가치가 분명하다는 분석이다. 전력요금 설정 시 '상업적 합리성' 검토가 용이하고, 한국 기업들의 납품과 건설 참여 효과도 기대된다.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 현실화되나
원전 협력이 구체화되면서 미국 원전 지식재산권 업체 웨스팅하우스의 기업공개(IPO) 시 한국이 일부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도 주목받고 있다. 다만 원전 프로젝트는 아직 초기 논의 단계로, 큰 틀의 협력 방안만 담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산업통상부의 국회 보고에서도 텍사스 프로젝트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은 진행 상황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 협의에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박정성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한미 양국은 이르면 18일 양해각서에 최종 서명할 예정이다.
산업부와 민주당 측은 대미투자 세부 내용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