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공시가격 '초양극화' 현상 심화
2026년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 발표에서 자치구별 격차가 최대 14배까지 벌어지는 극심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한강벨트와 강남권은 20~30%대 폭등세를 기록한 반면, 외곽 지역은 2%대 상승에 그쳐 서울 내부의 부동산 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성동구 29%, 도봉구 2%... 14배 격차
국토교통부가 1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성동구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29.04%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았다. 이는 도봉구(2.07%)의 14배에 달하는 수치다.
강남 3구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강남구 26.05%, 송파구 25.49%, 서초구 22.07%로 모두 20%를 상회했다. 용산구(23.63%)도 한강벨트 지역으로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021년 '불장' 넘어선 강남권 상승폭
특히 주목할 점은 강남 3구의 상승세가 2021년 부동산 호황기보다도 더욱 가팔라졌다는 것이다. 서초구는 2021년 13.53%에서 올해 22.07%로, 강남구는 13.96%에서 26.05%로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정우진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서울은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 3구와 성동·용산구 등 한강 인접 자치구의 공시가 상승이 두드러졌다"며 "올해 격차가 컸다는 것은 그만큼 고가 주택이 많이 올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가격대별로도 극명한 격차
주택 가격대별 변동률을 보면 자산 격차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6억원 이하 주택은 4.72% 상승에 그친 반면, 9억원 초과 구간부터는 20%를 넘어섰다. 30억원 초과 주택은 28.59%에 달했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인 12억원 초과 주택은 서울에서만 41만4896가구로 전년 대비 48% 급증했다. 이는 보유세 부담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조세 저항과 시장 불안정 우려
전문가들은 급격한 공시가격 상승이 조세 저항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9% 내외인데 공시가는 18.67%로 나왔다"며 "공식 지표보다 과표가 훨씬 높게 산정되면서 이의신청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권대중 서강대 교수는 "집값은 내려가는데 세금은 작년 꼭대기 기준으로 내야 하니 조세 저항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민층 주거비 부담 전가 우려
늘어난 보유세가 무주택 서민층의 주거비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도 깊다.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올리는 '조세 전가'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다주택자를 무조건 투기 세력으로 몰아 세금을 강화하면 생계형 임대업자들이 피해를 보고, 그 부담이 다시 세입자에게 옮겨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부동산 양극화 현상은 서울 시민들의 주거 안정성과 사회 통합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어, 보다 균형잡힌 주택 정책과 사회적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