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가 막내인 농촌, AI 로봇이 농사짓는 시대 온다
한국 농촌의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이 농업 현장의 핵심 해결사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농림어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농가 인구 200만4000명 중 65세 이상 비율이 55.8%에 달한다. 이미 10곳 중 4곳은 70세 이상 고령자가 농사를 짓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인력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중견·중소기업들이 AI와 피지컬 로봇 기술을 앞세워 스마트 농업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농업 현장을 바꾸는 AI 기술의 진화
과거 스마트팜이 온습도 자동 제어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AI가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고 가축을 관리하며 작물을 수확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를 넘어, 기술 기반의 지속 가능한 농업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
대동, AI 트랙터로 소규모 농경지 공략
농업기계 전문 중견기업 대동은 올해 '농업 피지컬 AI' 전략을 발표하며 AI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했다. 핵심은 농기계를 로봇화하고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독형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4년간 510만장의 농업 데이터를 학습한 AI 트랙터는 6대의 카메라로 논두렁과 장애물을 스스로 인식해 최적 경로를 생성한다. 특히 북미와 달리 작은 필지가 많은 국내 환경에 맞춰 개발된 점이 돋보인다. 계열사 대동로보틱스는 자율주행 운반로봇과 예초로봇, 수확·방제 로봇을 통합하는 'AI 필드 로봇' 전략을 추진 중이다.
엔씽, 도심에서도 가능한 수직농장
애그테크 스타트업 엔씽은 IoT와 AI를 접목한 모듈형 수직농장 기술로 CES 혁신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현재까지 국내외 36개 이상의 수직농장을 구축했으며, 누적 시공 금액은 150억원을 넘어섰다. 컨테이너형 모듈을 활용해 농지뿐 아니라 도심이나 유휴 용지에도 쉽게 설치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지난해에는 오뚜기의 수직농장 사업과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딸기 육묘 대량생산 시스템을 공급했다. 자체 농장에서 생산한 프리미엄 채소는 이마트, SSG닷컴, 쿠팡, 배민B마트 등에 공급된다.
스타트업이 이끄는 농업 AI 혁신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농업용 AI 기술 개발이 활발하다. 비욘드로보틱스는 연간 1조4000억원 규모의 딸기 시장을 겨냥해 수확 자동화 로봇을 개발했다. 100여 개 농가를 방문해 현장의 어려움을 조사한 후 집중한 이 로봇은 하루 16시간 이상 연속 작업이 가능하며, 야간에도 작업해 새벽 출하로 신선도를 높인다. 대당 약 7000만원으로 책정된 이 로봇은 올해 하반기 경북농업기술원과 협력해 3~4대를 현장에 보급할 계획이다. 앞으로 토마토, 오이, 파프리카 등 다른 작물로 확대할 예정이다.
축산 분야 AI: 돼지 체중 측정 20분 만에
인트플로우는 AI 영상 분석 기술로 돼지 개체를 추적한다. 여러 대의 카메라와 AI 비전 기술만으로 개체별 활력과 체중을 자동 측정해 질병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사료 급여 시기와 출하 시점까지 추천한다. 기존 4시간이 걸리던 돼지 100마리 체중 측정 시간이 20분으로 단축된다. 농장주는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며, 카메라 한 대당 월 3만원의 구독료만 부담하면 된다. 인트플로우는 국내 대형 양돈기업들과 실증을 진행 중이며, 태국 대기업과 협력해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정부 지원과 미래 전망
정부도 농업용 AI 개발과 확산을 지원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AI 응용제품 신속상용화 지원사업'에는 714억3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시선AI의 자회사 유온로보틱스는 이 사업에 선정돼 농산물 산지유통센터(APC)에 특화된 스마트 물류 로봇 자동화 시스템 상용화를 추진한다.
피지컬 AI 업계의 관심도 높다. 노규승 현대자동차·기아 미래전략본부 제로원실 상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