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재건, 한국의 새로운 중동 외교 기회로 부상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 붕괴 후 민주화 전환기에 접어든 시리아가 한국의 중동 진출 새로운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샤인 이니셔티브'가 시리아 재건 과정에서 구체적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화 시리아, 한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
전규석 주레바논한국대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는 이재명 대통령이 발표한 대중동 협력 비전 '샤인(SHINE) 이니셔티브'를 실현할 좋은 토양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샤인 이니셔티브는 안정(Stability), 조화(Harmony), 혁신(Innovation), 네트워크(Network), 교육(Education)을 핵심으로 하는 중동 외교 구상이다. 독재정권 종식 후 서방에 문호를 개방한 시리아 임시정부의 개혁 의지와 맞아떨어지는 대목이다.
한국 기업의 경쟁력, 시리아에서 재확인
전 대사는 "에너지, 통신, 건설, 보건 등 시리아 재건 분야에서 한국 기업 진출 수요가 클 것"이라며 "이미 중동에서 검증받은 한국 건설업계의 참여를 요청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 기업들의 현지 입지는 견고하다. 2011년 내전 발발 전 한국 자동차의 시리아 시장 점유율은 85%에 달했으며, 현재도 4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마스쿠스 시내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문화 외교의 힘, K컬처가 가교 역할
한국의 소프트파워도 시리아 진출의 든든한 배경이 되고 있다. 전 대사는 "시리아인들이 K드라마, K팝에 호감을 갖고 있고, 태권도는 매우 인기 높은 스포츠"라고 소개했다.
"과거 아시리아 문명과 우마이야 왕조의 중심지였던 다마스쿠스처럼, 시리아도 깊은 역사와 문화를 가진 만큼 한국과의 교류 잠재력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지정학적 이점 활용한 허브 전략
시리아의 인구 규모(약 2,500만명)와 지리적 위치도 매력적이다. 요르단(1,100만명), 레바논(500만명)보다 큰 인구와 중동의 지정학적 이점을 활용하면 "한국 기업의 재수출 허브가 되는 것도 가능하다"고 전 대사는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튀르키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재건 같은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에서 양국이 효과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과제는 안정화와 제재 해제
다만 전 대사는 "14년간 내전을 겪은 시리아는 재건 추진에 많은 도전 과제가 있다"고 현실적 한계를 인정했다. 무장단체 간 갈등, 종파별 대립, 이스라엘의 군사행동 등이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는 "시리아 새 정부가 포용적 정치 과정, 극단주의 대응, 생화학무기 제거 등에 노력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이를 지원하며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시리아는 올해 4월 수교했으며, 지난 4일 다마스쿠스에서 국장급 정책협의회와 비즈니스포럼을 개최하는 등 실질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