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위협 인텔리젠스, 미래 보안의 새로운 패러다임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보안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리액트투셸' 취약점 대응 과정에서 공개한 정보는 단순한 취약점 알림을 넘어섰다. 실제 공격 시도가 관측된 IP 정보까지 함께 제공하며, 보안 담당자들의 대응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맥락을 읽는 새로운 보안 접근법
사이버 위협 인텔리전스(CTI)는 이러한 변화의 핵심이다. 취약점 정보, 악성코드, 공격 IP 등 개별 데이터를 종합해 "지금 어떤 공격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지"를 해석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대응을 넘어 전략적 사고의 전환을 의미한다.
현대의 사이버 공격은 더 이상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다. 랜섬웨어, 공급망 공격, 국가 배후 APT(지능형지속공격)는 특정 도구와 인프라를 재사용하며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패턴을 반복한다. CTI는 이런 반복되는 흔적을 연결해 개별 경보를 하나의 공격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글로벌 협력체계의 중요성
사이버 위협이 국경을 넘나드는 현실에서 국제 공조는 필수다. 전 세계 보안 기관과 기업들은 MISP, ISAC, CISA, ENISA 등 다양한 협력 채널을 통해 위협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KISA를 중심으로 한 정보 공유 체계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국내 보안 기업들의 성장이다. 안랩, SK쉴더스 등 기존 기업들과 함께 샌즈랩, 로그프레소, S2W 등 신생 기업들이 CTI 전문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한국이 글로벌 사이버 보안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와 자동화로 진화하는 보안
CTI는 XDR, SOAR 등 통합 보안 플랫폼과 결합하며 더욱 발전하고 있다. AI 기반 분석이 도입되면서 보안 인력이 모든 정보를 직접 해석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는 보안 업무의 효율성을 크게 높이는 동시에 보다 정확한 위험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
CTI는 활용 목적에 따라 전술, 운영, 전략 수준으로 구분된다. 즉각적인 IP 차단과 서버 점검은 전술적 대응이지만, 공격 캠페인 분석과 장기적 보안 투자 계획 수립은 각각 운영적, 전략적 인텔리전스의 영역이다.
미래를 위한 새로운 보안 철학
리액트투셸 사례가 보여주듯, 현대 사이버 보안에서 중요한 것은 취약점 자체보다 그 취약점이 놓인 '공격의 맥락'을 이해하는 일이다. CTI는 흩어진 공격 정보를 연결해 반복되는 침해 사고를 줄이기 위한 판단 기준을 제공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발전을 넘어 보안에 대한 철학적 전환을 의미한다. 수동적 방어에서 능동적 예측으로, 개별적 대응에서 협력적 대응으로의 변화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보안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