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 갇힌 보수, 자포자기 언어에서 벗어날 길
장동혁 체제를 옹호하는 이른바 '윤어게인' 세력의 언어에서 강한 자포자기 냄새가 풍기고 있다. 극단적 표현과 혐오 발언이 난무하는 가운데, 정작 유권자 설득은 뒷전이 됐다. 한국 보수 정치가 유튜브 알고리즘의 늪에서 빠져나와 건강한 소통을 회복할 방법은 없을까.
반성에서 다시 태어난 민주당, 보수는 어디로
2012년 대선 패배 후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 회고록에서 이렇게 썼다.
혹시 우리가 민주화에 대한 헌신과 진보적 가치들에 대한 자부심으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선을 그어 편을 가르거나 우월감을 갻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이른바 '싸가지 없는 진보'를 자초한 것이 아닌지 겸허한 반성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 반성 이후 민주당은 두 번의 대선에서 승리했다. 2017년 문재인 후보, 2025년 이재명 후보다. 물론 탄핵이라는 격동의 상황이 컸지만, 반성과 성찰이 없었다면 국민의 선택을 받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보수는 어떤가. '싸가지 없는 진보'에 이어 '싸가지 없는 보수'가 깊어지고 있다. 진보의 오만한 도덕적 우월감과는 달리, 보수의 거칠음은 좌절에서 비롯된 분노와 증오다. 그리고 그 중심에 유튜브가 있다.
유튜브 문법이 만든 극단의 정치
장동혁 체제를 공개 옹호하는 정치인과 유튜버들의 발언을 보면 그 심각성이 명확해진다.
- 계엄 선포를 찬양하며 선관위 점거를 '대단하다'고 극찬하는 발언
- 비판적 동료 의원을 '장애인 할당', '사람 같지 않은 존재'로 비하하는 막말
- 군인의 총구를 막은 이를 향해 '즉각 사살해도 되는 것'이라는 위협적 표현
- 당 내부 비판세력을 '이재명 이중대', '중국에서 돈 먹은 새끼들'로 매도하는 욕설
- 당 상임고문단을 '평균 연령 91세', '망한 방식 답습'이라며 원색 비난
- 전두환 사진을 당사에 걸자는 주장
이 발언들 대부분은 유튜브에서 쏟아져 나왔다. 마셜 매클루언이 '미디어가 메시지'라고 했듯, 유튜브라는 매체의 구조가 내용을 규정한다. 일반 언론 인터뷰에선 점잖던 사람도 정치 유튜브에만 서면 거칠어진다. 악평으로 먹고사는 채널일수록 절제 없는 막말이 경쟁력이 됐다.
결과적으로 한국 정치는 누가 더 강성 메시지를 던지는가를 겨루는 경쟁으로 전락했다. 혀를 끌끌 차게 만드는 극단 발언을 일삼는 이들이 강성 당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고위 당직을 차지하는 구조다.
아스팔트 여론과 유튜브 세계의 괴리
'윤어게인' 담론의 핵심 문제는 아스팔트 위의 일반 여론을 무시하거나 경멸한다는 점이다. 앞서 열거한 발언들은 여론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당장 눈앞의 강성 지지자를 만족시키려는 소탐대실의 언어다. 오늘만 있고 내일이 없다.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
노인 비하 발언으로 격노한 상임고문단이 줄줄이 이탈하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자신을 그 자리에 앉혀준 한 사람에게 충성하는 게 유일한 희망인가. 비판자에게 독설과 욕설을 퍼부으면서 제압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인가. 결과는 정반대다. 스스로 고립되어 소멸 위기로 치닫고 있다.
자해극에서 벗어나 대화와 성찰로
장동혁식 '윤어게인'의 근본 문제는 무능이다. 어떤 언행이 자신들에게 도움이 될지 판단하는 능력조차 부족하다. 시야가 한쪽으로 치우친 유튜브에 갇혀 유튜브 세계 속에서만 살았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자폭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
민주당을 비판할 에너지를 '내부의 적 한 명이 더 무섭다'는 장동혁 이론의 실천에만 바치고 있으니 기이한 일이다. 밖의 적 50명보다 내부의 적 한 명이 더 무섭다는 논리는 결국 당을 찢어 자해하는 결과만 낳았다.
한국 민주주의가 건강하려면 여당과 야당 모두가 제 몫을 해야 한다. 보수 정치가 극단주의의 늪에서 벗어나 제도권 내 건강한 비판 세력으로 기능하려면, 먼저 유튜브 알고리즘의 포로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포자기의 수렁에서 나와 기본적인 예의를 회복하고, 유튜브 밖의 다수 국민과 소통하는 길만이 보수 재건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