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흐르는 여정'이 오는 10월 28일 개봉한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저스틴 민과 중견 배우 김혜옥이 강릉의 한 아파트를 무대로, 혈연이 아닌 마음으로 맺어지는 가족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린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저스틴 민은 16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영화가 마음으로 연결된 가족, 즉 스스로 선택한 가족을 탐구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흐르는 여정'은 어떤 영화인가
1958년생 개띠 문춘희(김혜옥 분)는 강릉 토박이다. 남편과 함께 지은 집을 떠나며 그가 남긴 피아노와 자동차를 들고 아파트로 이사하지만, 피아노가 온전히 집에 들어가지 않아 곤란해한다. 그때 옆 동 10층에 산다는 민준(저스틴 민)이 넉살 좋게 나타나 자기 집에 피아노를 두자고 제안하면서 두 사람의 우연한 만남이 시작된다.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춘희, 생모를 찾아 독일에서 한국으로 온 지휘자 민준, 민준에게 피아노를 배우는 성찬. 이들이 가진 공통점은 곁에 혈연 가족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저스틴 민은 이를 두고 누군가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연결지점을 찾는 아름다운 영화라고 표현했다.
가족은 혈연으로 묶이기도 하고 결혼으로 엮이기도 하는데, 저희 영화는 마음으로 연결된 가족을 탐구하고 아름답게 표현합니다. 직접 선택한 가족이라고 할 수 있죠.
저스틴 민은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캐릭터와 사랑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민준이 독일에서 온 설정이었는데 자신도 한국계 미국인이라 캐릭터와 깊이 연관돼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콜린 패럴이 출연한 '애프터 양'(2021)에서 로봇 양 역으로 얼굴을 알린 그는 최근 넷플릭스 서바이벌 예능 '데블스 플랜: 데스룸'에도 출연했다. 지난 몇 년간 한국에서 할 프로젝트를 찾아왔다는 그는 이번 작품으로 한국 관객과 본격적으로 만난다.
촬영 순서가 만든 정(情), 김혜옥이 말한 모성애
실제 촬영이 영화에 나오는 장면 순서대로 이뤄지면서 배우들 사이에도 정이 자연스럽게 쌓였다. 저스틴 민은 영화 속 민준이 춘희를 알아가는 과정과, 실제 자신이 김혜옥과 박대호를 알아가는 과정이 비슷했다고 떠올렸다.
영어로 정의하기 어려운, 정(情)을 느낄 수 있었다.
춘희 역의 김혜옥은 혈연 아닌 이웃 사람들도 가족과 같은 정과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시나리오여서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스틴 민과 박대호에게 빈구석이 있는 허술함이 있어서 좋았다며, 저스틴은 보호해주고 싶은 모성애를 불러일으키는 남자였다고 웃음 지었다.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성찬 역의 박대호는 이번 영화로 첫 연기에 도전한 진짜 피아니스트다. 현재 CMK 앙상블 단원으로 활동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을 앞둔 그는 평소 연주 때는 곡 자체의 완성도에 집중하지만, 연기할 때는 성찬이 어떤 마음으로 연주할지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감독의 이웃들이 직접 출연한 이유
영화에는 비전문 배우들도 다수 등장한다. 춘희 캐릭터의 모티브가 된 실제 문춘희 씨를 비롯해 강릉시 명주동 아파트 주민들이 열연을 펼쳤다. 김진유 감독은 평소 이웃들과 함께 밥을 해 먹으며 친하게 지낸다고 한다.
김 감독은 전문 배우와 비전문 배우가 나뉘지만, 영화가 우리의 삶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비전문 배우들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출연한 반상회 장면이 보다 푸근하게 표현된 것이 그 사례다.
독립영화에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저스틴 민과 김혜옥 같은 배우들이 합류한 것에 대해서는 타고난 운이라고 웃었다. 두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어 회사에 시나리오를 전달했고, 기다리는 것 외에 할 일은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김 감독은 독립영화와 상업영화를 구분할 일은 아니라며, 경쟁하는 영화가 예컨대 '호프'라고 생각하는 창작자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해야 관객이 느낀다는 것이다.
농인 접근성을 위한 한글 자막, 음악 영화의 새 기준
영화 내내 한글 자막이 깔리는 점도 눈길을 끈다. 청각장애인 부모를 둔 김 감독이 농인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삽입한 것이다. 그는 한국 영화가 개봉하면 농인 가족이 영화를 보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며, 첫 영화 '나는보리'(2020) 때도 한글 자막을 입혔다고 했다.
음악을 본격적으로 다룬 영화답게 콘서트 장면의 사운드도 인상적이다. 김 감독은 저음 음역을 강조해 극장이 흔들리는 형태로 사운드를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랜만에 나오는 음악 영화이니 많은 관객이 봐주면 좋겠다며, 솔직한 마음으로는 이 영화로 돈을 벌면 좋겠다고 웃었다.
이런 접근은 기술과 문화가 다양한 관객의 삶에 스며들어야 한다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음악 산업에서 AI가 만든 변화나 영화 기술이 묻는 미래의 질문처럼, 관객과 창작자를 잇는 새로운 방식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흐르는 여정'의 자막 시도는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에 가까운 것, 아무도 소외되지 않는 관람 환경이다.
자주 묻는 질문
'흐르는 여정'은 언제 개봉하나요?
2026년 10월 28일 개봉합니다.
저스틴 민은 어떤 배우인가요?
한국계 미국인 배우로, '애프터 양'(2021)과 넷플릭스 '데블스 플랜: 데스룸'에 출연했습니다.
영화에 한글 자막이 깔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청각장애인 부모를 둔 김진유 감독이 농인 관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전편에 한글 자막을 넣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