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 크리에이터 헤이지니(본명 강혜진)의 회사에서 일했다고 밝힌 전 직원 A씨가 연봉 2000만원에 하루 최대 16시간을 근무하다 공황장애를 얻었고, 약 1년의 심사 끝에 산업재해를 인정받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의 경험을 담은 글을 올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A씨는 헤이지니와 오랜 친구 사이였으며, 그의 회사에서 중국어 채널 운영을 담당했다. 그는 자신이 유명 키즈 유튜버의 회사에서 일하다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고 산재 신청 절차를 거쳐 산업재해 인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혼자 감당했던 중국어 채널 운영
A씨에 따르면 그는 2016년 12월 헤이지니로부터 중국어 채널 크리에이터로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실제 입사 후에는 영상 대본 작성과 번역, 성우 섭외, 더빙 감독, 편집과 업로드 등 채널 운영 전반을 혼자 맡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봉 2000만원으로 시작해 중간에 2100만원으로 올랐지만 야근수당 없이 2년 가까이 일했다고 밝혔다. 텐아시아 보도에서도 A씨가 추가 수당 없이 하루 최장 16시간 일했고 한 달에 다섯 번 넘게 주말 출근했다는 주장을 전했다.
A씨는 매일 새벽까지 야근했고 설과 추석 연휴에도 쉬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여러 차례 인력 충원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야근 중 응급실, 그리고 산재 신청
A씨는 2018년 11월 야근 도중 호흡곤란 증세로 응급실을 찾았고, 이후 공황장애와 우울증, 사회불안 등을 진단받았다고 설명했다. 건강이 악화되자 회사에 산재 신청 의사를 전했고, 처음에는 회사도 협조하겠다는 입장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헤이지니가 자신에게 사비로 400만원을 지급하는 대신 산재 신청을 하지 않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A씨는 밝혔다. 그는 재발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이를 거절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근로복지공단에서 연락이 왔고, 회사가 산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서류를 제출했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A씨는 주장했다. 회사 측 의견서에는 업무와 공황장애의 관련성을 부인하는 내용과 함께, 치료를 위해 여행을 다녀온 사실을 근거로 질병 자체를 의심하는 취지의 내용도 담겨 있었다고 그는 전했다.
A씨는 산재를 인정할 수 없다는 회사의 주장보다, 자신의 아픔을 직접 봤던 친구가 자신을 의심했다는 사실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근로복지공단이 인정한 산업재해
약 1년간의 심사 끝에 2020년 1월 산업재해 인정을 받았다고 A씨는 밝혔다. 그는 2020년 3월 근로복지공단이 발행한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보험급여 결정 통지서도 공개했다. 해당 문서에는 주식회사 키즈웍스 소속 근로자로 A씨가 기재돼 있으며, 2018년 12월 4일 발생한 재해와 관련해 이송요양비 지급이 결정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산재 인정 이후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2020년 4월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고, 현재까지 대학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SPOTV NEWS는 이번 폭로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공황장애와 산재 인정까지 이어진 사안이라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좋은 사장' 이미지와 현실의 간극
A씨는 헤이지니가 과거 KBS2 예능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직원들에게 야근을 시키지 않는 사장으로 소개된 것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자신이 직접 겪었던 회사의 모습과 너무 달랐고, 자신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시기와 헤이지니의 방송 출연 시기가 겹쳤다고 그는 말했다.
최근 시사저널 보도에 담긴 회사 측 입장에 대해서도 A씨는 반박했다. 회사 측은 A씨가 상호 협의하에 중국어 콘텐츠 관련 업무를 맡았으며, 근로시간 측정이 어려운 직무 특성을 고려해 포괄근로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또 A씨가 재택근무 등 탄력적으로 근무했고 퇴사 과정에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씨는 단 하루도 재택근무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실업급여도 회사 측 설명과 달리 당시 산재 심사가 진행 중이어서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인사이트 보도도 A씨가 2016년부터 중국어 채널 제작과 운영 전반을 맡으며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다고 주장한 내용을 전했다.
착취 논란이 던지는 질문
이번 사안은 개인 간 갈등을 넘어 콘텐츠 산업 뒤편의 노동 실태를 다시 들여다보게 한다. 구독자 413만명을 보유한 스타 크리에이터의 화려한 성과 뒤에서, 실제 제작을 감당하는 사람들이 정당한 보상과 건강권 없이 일하고 있지는 않은지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포괄근로계약이 장시간 노동의 포장지로 쓰인다면, 그것은 계약이 아니라 착취의 문구에 가깝다.
산재 신청 과정에서 회사가 보여준 태도 역시 문제다. 아픈 직원을 지원하기보다 인정 서류를 제출해 막으려 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기업의 최소한의 책임을 묻는 대목이다. 근로복지공단의 최종 인정은 A씨의 고통이 감정이 아니라 사실이었음을 보여준다.
A씨는 글을 쓴 이유에 대해 특정인을 비난하거나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직접 경험한 근무 환경과 산재 신청 과정, 그 과정에서 겪었던 일들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헤이지니는 구독자 413만명을 보유한 키즈 크리에이터로 개인 일상을 공유하는 유튜브 채널 '혜진쓰'도 운영하고 있다. 2018년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자주 묻는 질문
A씨는 어떤 업무를 했나요?
A씨는 2016년 12월부터 헤이지니의 회사에서 중국어 채널 운영 전반을 혼자 담당했다고 주장했다. 대본 작성, 번역, 성우 섭외, 더빙 감독, 편집, 업로드 등이 그의 업무였다.
산업재해 인정은 언제 받았나요?
A씨는 약 1년간의 심사 끝에 2020년 1월 산업재해를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근로복지공단은 2020년 3월 요양보험급여 결정 통지서를 발급했으며, 2018년 12월 4일 발생한 재해와 관련해 이송요양비 지급을 결정했다.
회사 측 입장은 무엇인가요?
회사 측은 시사저널 보도를 통해 A씨와 상호 협의하에 업무를 맡겼고 포괄근로계약을 체결했으며, 재택근무 등 탄력 근무와 실업급여 안내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재택근무 사실이 없고 실업급여도 받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