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박승규가 11월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쏠 KBO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4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10-5 승리를 이끌었다.
1패 뒤 3연승을 달린 삼성은 2014년 이후 12년 만의 통산 9번째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었다.
3차전 선발 제외 후 복귀, 순수 활약으로 화답
한국시리즈 3차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박승규는 이날 2번 타자 우익수로 돌아왔다. 전날 3차전에서는 대수비로 출전해 8회 쐐기 솔로 홈런을 터뜨린 바 있다.
1회말 무사 1루에서 희생번트를 완벽하게 성공하며 대량 득점의 발판을 놓은 박승규는 팀이 6-1로 달아난 3회말 적시타로 추가점을 챙겼다. KT가 7-4로 추격해 분위기가 흔들리던 5회말 2사 1, 2루에서는 좌측 펜스를 직격하는 2타점 2루타를 작렬하며 흐름을 다시 삼성 쪽으로 돌렸다.
7회말에도 우전 안타로 출루해 구자욱의 2루타 때 홈을 밟으며 추가 득점을 선사했다. 이날 양 팀 합쳐 19개의 사사구가 쏟아진 혼전 속에서 박승규의 타격이 가장 돋보였다고
군 복무, 허리 수술, 부상을 딛고 일어선 가을의 주인공
박승규의 올가을 활약은 지난 두 해의 시련을 되돌아보게 한다. 2023년 1월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해 2024년 7월 제대한 그는 허리 디스크 수술 여파로 전역 후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삼성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을 때도 함께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8월 말 오른 엄지 부상으로 포스트시즌 출전이 무산됐다. 올해 주전급으로 올라서며 아쉬움을 털어낸 박승규는 플레이오프부터 승부처마다 빛나는 모습을 보이며 진정한 '가을 사나이'로 자리 잡았다.
플레이오프부터 이어진 '미친 집중력'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김성윤이 3타수 무안타와 결정적 실책으로 침묵하자, 박진만 감독은 2차전부터 박승규를 2번 타자로 기용했다. 박승규는 1차전에서 외국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의 강속구에 머리를 맞고도 도루에 성공하는 투혼을 보인 데 이어, 2차전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8-3 승리의 선봉에 섰다.
3차전에서는 4-4로 맞선 7회 결승타를 터뜨렸고, 5차전에서도 4타수 2안타 3득점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시리즈 2, 3차전에서 선발에서 제외됐다가 3차전 대수비 출전 때 쐐기 홈런, 그리고 4차전 복귀까지, 기회가 올 때마다 결실을 맺는 집중력이 그의 시그니처가 됐다.
박진만 감독과 박승규가 직접 말했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웃으며 박승규를 칭찬했다.
박승규가 알토란이라고 하면 아쉬울 정도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가을야구에서 타선에 미친 선수가 있어야 한다는데, 치고 달리는 것도 잘하고 세리머니도 미친 것 같다.
이어 박 감독은 “진짜 미친 사람처럼 한다. 박승규가 타선에서 활발하게 움직여준다. 상위 타순에서 박승규의 역할이 크다”고 덧붙였다.
박승규는 감독의 말을 전해 듣고 “플레이오프를 시작할 때 각오가 미치는 것이었다. 좋은 쪽으로 미치고 있어서 지금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고
안타를 때려낼 때마다 크게 포효하며 세리머니를 펼치는 이유에 대해서는 “원래 내가 흥분을 잘하는 스타일이다. 중요한 상황에 치면 그렇게 해야 분위기가 올라오고, 분위기가 올라와야 상대의 기세를 누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던 박승규는 “그라운드에서 선수들과 뜨거운 분위기를 느끼고 싶었다. 그 분위기를 최대한 오래 느끼고 싶다”며 “잘하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고, 매 경기 나가는 것이 행복하다. 이 자리에 있는 것도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MVP보다 우승, 그리고 동료를 향한 마음
승부처마다 맹활약을 펼치며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박승규지만, 그의 시선은 개인 영예보다 팀에 향해 있다. 박승규는 “일단 우승해야 MVP를 받을 수 있다. 시리즈 MVP보다 우승 욕심이 더 크다”며 “MVP는 자욱이 형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2년 만의 우승 트로피에 도전한다. 박승규의 '좋은 쪽으로 미치는' 방망이가 우승의 마지막 조각을 채울지, 가을 대구의 열기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