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대학이 2027년 9월 개교하는 '도쿄대 디자인대학(UTokyo College of Design·CoD)' 학부생 모집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도쿄대가 새 학부를 만드는 것은 1958년 문리학부 이후 70년 만이며, 일본 내에서는 '역사적 개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매일경제 mk.co.kr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학부는 전통적인 제품 디자인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기후변화, 고령화, 인공지능(AI) 윤리, 자원 순환 같은 복합 문제를 '디자인 씽킹'으로 풀어내는 융합 학문의 전초기지다.
왜 디자인 학부인가
후지이 데루오 도쿄대 총장은 유체공학자 출신으로, 2021년 취임 직후부터 디자인적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당시 mk.co.kr에 따르면 아사히신문 보도와 같은 맥락에서 첨단 공학 연구와 사회를 잇는 출발점으로 디자인을 꼽았다.
CoD 홈페이지에 내걸린 슬로건은 디자인을 통해 세상을 보라, 그리고 바꿔라다. 사회제도와 기술, 의료, 에너지, 환경 등 복잡한 현실을 관찰하고 문제를 발견하며, 대안을 구상하고 실현할 수 있는 '체인지메이커'를 길러내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자연과학과 공학, 법학, 경제학, 의학, 농학 등 10개 학부 교수진이 참여한다.
도쿄대 최초 5년제 통합과정
CoD의 가장 큰 제도적 특징은 학사 4년과 석사 2년을 하나로 묶은 5년제 통합학위다. 도쿄대 최초로 입학부터 석사까지 단일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우수한 성적을 낸 학생은 석사과정을 단축 이수할 수 있다. X에 올라온 일본 현지 논의도 이런 구조를 '문제 발견부터 해결책 설계까지'를 관통하는 과정으로 소개한다.
모든 수업은 100% 영어로 진행되고 9월 가을학기 입학이다. 일본 대학은 봄학기 개학이 보편적이지만, 해외 학생 유치를 위해 글로벌 기준에 맞췄다. 학년별 정원 100명 중 일본인과 외국인을 약 절반씩 구성하고, 1학년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며 국제 협업을 일상에서 경험한다.
첫 입학생 원서는 다음 달 5일까지 접수하며, 지정 영어능력시험 성적 제출이 필수다. 선발은 학업성적만이 아니라 영어 소통력, 논리적·창의적 사고, 사회정의와 포용성, 자율성과 협업 능력을 종합 평가한다.
정답 없는 문제를 훈련하는 커리큘럼
1학년 교육의 핵심은 '융합 기초(Interdisciplinary Foundations·IF)'다. 법학·정치학, 경제학·경영학, 역사·철학, 문화·사회, 과학, 정보학, 농업·환경과학, 의학·약학, 공학 등 9개 주요 학문 분야의 기초를 필수로 이수한다. 각 분야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기술과 제도가 어떻게 사회를 바꿨는지 이해시켜 서로 다른 전문가의 연구를 읽고 협업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는 취지다.
동시에 '8트랙 디자인 시리즈'를 통해 문제 발견, 데이터 분석, 프로토타이핑, 스토리텔링 같은 실전 역량을 익힌다. 2~3학년에는 약 100개 강좌로 구성된 '학제 간 관점(Interdisciplinary Perspectives·IP)'에서 환경·지속가능성, 기술과 AI, 거버넌스와 시장, 의료·웰빙, 문화·사회의 다섯 영역 중 관심 분야를 선택한다. 정해진 전공 대신 학생이 스스로 학습 경로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4학년에는 약 6개월의 장기 오프캠퍼스 경험이 필수다. 국내외 기업, 국제기구, NGO에서 인턴십을 하거나 파트너 대학에서 교환학습을 하거나 창업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 5학년에는 5년간 쌓은 지식과 디자인 방법론을 결합해 자신이 설정한 사회문제에 대한 해법을 만들고, 연구 성과는 공개 전시와 학술 논문으로 발표한다.
한국 대학에 주는 시사점
도쿄대는 졸업생이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설계하고, 공공부문과 국제기구에서 새로운 사회시스템과 정책을 제안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Yahoo! 뉴스는 AI 시대에 대기업들이 '디자인력'을 인재의 핵심 역량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학부의 취업 경쟁력에 주목했다.
영어 수업과 가을 입학, 국제 학생 비중 확대, 기숙사 공동체, 산학·국제기구 연계는 미국 아이비리그나 영국 옥스브리지와 경쟁하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결국 디자인대학의 성공 여부는 도쿄대의 연구 역량을 산업과 사회의 변화로 연결하고, 국제무대에서 활동할 인재를 얼마나 길러낼지에 달려 있다.
고령화와 기후위기, AI 윤리라는 문제 앞에서 한국 대학의 융합학부와 인재 양성 모델도 같은 질문을 피할 수 없다. 학문의 경계를 넘는 교육이 실험이 아니라 필수가 된 시대, 도쿄대의 70년 만의 도전은 그 답을 미리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FAQ
도쿄대 디자인대학은 언제 개교하나?
2027년 9월 가을학기에 개교하며, 첫 입학생 원서는 다음 달 5일까지 접수한다.
새 학부에서 가르치는 '디자인'은 무엇인가?
제품 디자인이 아니라 기후변화, 고령화, AI 윤리 같은 복합 사회문제를 디자인 씽킹으로 해결하는 융합적 접근법이다.
수업은 어떤 언어로 진행되나?
모든 수업은 100% 영어로 진행되며, 학년별 100명 중 일본인과 외국인 학생을 약 절반씩 구성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