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와 마스터카드가 스테이블코인을 일상 결제망에 연결하는 사업을 잇달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과 카드사들도 외국인 관광객의 코인 결제를 원화로 정산하는 실험을 마쳤으며, 10월 19일부터 20일 사이 국내외에서 관련 발표가 줄을 이었다.
코인으로 물건값이나 병원비를 내고 가게는 기존 화폐로 대금을 받는 구조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소식은 mk.co.kr이 20일 보도했다. 소비자에게는 결제 수단이 늘고, 가맹점에게는 익숙한 형태로 대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비자, 지갑 속 코인을 그대로 결제에 쓴다
가상자산 결제업체 메시(Mesh)는 19일(현지시간)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기업 비자(Visa)와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 제휴에 나선다고 밝혔다. 디지털지갑 앱에 보관한 가상자산과 스테이블코인을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결제에 활용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특정 자산의 가치에 연동되도록 만든 가상자산이다.
제휴의 핵심은 이용자의 사전 준비를 줄이는 것이다. 미리 코인을 팔아 은행 계좌로 돈을 옮기거나 별도 카드에 충전할 필요 없이 메시가 결제 과정에서 필요한 자산 전환을 처리한다. 가게는 기존 비자 결제망을 통해 대금을 받고, 코인을 직접 보관하거나 새 결제 단말기를 설치할 필요도 없다. 다만 서비스 시작 시점과 이용 가능한 지갑 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비자의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은 이미 상당한 속도를 내고 있다. 위키트리가 월스트리트 레저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비자의 스테이블코인 정산 규모는 9월 기준 연환산 약 20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200% 가까이 늘었다(위키트리 보도).
국내에서는 외국인 결제와 원화 정산 실험
한국에서는 외국인이 가진 코인으로 결제하고 가맹점이 원화로 받는 구조가 시험되고 있다. 케이에스넷은 20일 신한은행과 가상자산 플랫폼 크립토닷컴과 함께 '크립토닷컴 페이' 결제 시험을 마쳤다.
외국인 관광객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대금을 내면 국내 가맹점에는 원화로 정산하는 체계다. 일부 병·의원 등 의료관광 관련 가맹점에서 제한적으로 진행됐다. 케이에스넷은 QR코드 결제와 정산 시스템을 지원했고, 신한은행은 결제 대금을 국내에서 받아 가맹점에 원화로 지급하는 과정에 은행 시스템을 연결할 수 있는지 점검했다.
BC카드도 지난 8월 코인베이스, 웨이브릿지와 비슷한 시험을 마쳤다. 외국인이 해외 지갑에 보관한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로 국내 BC QR 가맹점에서 결제하면 가맹점은 원화로 대금을 받는 방식이다. 결제 취소나 장애 발생 시 사용한 USDC를 고객 지갑으로 돌려주는 환불 기능까지 함께 실증했다.
KB국민카드는 BGF리테일, 나이스정보통신, 안랩블록체인컴퍼니와 협력해 편의점 CU 매장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시험했다. 기존 카드 결제망을 거치지 않고 블록체인에서 거래를 처리하는 구조로, 고객이 디지털 지갑으로 매장의 QR코드를 스캔하면 스테이블코인이 전송되고 거래 결과가 매장 결제 시스템에 반영된다.
마스터카드, 보안 서비스로 사기 리스크 차단
마스터카드는 19일(현지시간) '스테이블코인 시큐리티'를 공개했다. 결제 정보와 블록체인에 기록된 거래 정보를 분석해 금융회사가 사기나 금융제재 관련 위험을 판단하도록 돕는 서비스다. 돈이 보내지기 전부터 위험 신호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북미에서 먼저 시작해 2027년에 전 세계로 이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마스터카드는 또 BVNK와 함께 단일 API로 법정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을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을 선보였다. 토큰포스트에 따르면 40개 이상 통화와 200개 넘는 국가·지역으로의 확대가 2027년 목표다(토큰포스트 보도).
일상 결제로 확산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이들 사업은 코인을 기존 카드·은행 결제망과 연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국내외 어디서나 바로 이용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실제 이용 가능한 시점, 대상 가맹점, 수수료율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확산의 조건으로 편의성을 꼽았다.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확산하려면 소비자와 가맹점이 기존 결제만큼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초기엔 해외 지갑을 가진 외국인 관광객 결제 또는 국경 간 송금처럼 활용 목적이 분명한 분야에서 도입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
일상 결제로 확대되려면 무엇보다 수수료와 이용 편의성에서 이점을 보여줘야 한다. 처리 속도뿐 아니라 이용자가 안심하고 쓸 수 있도록 취소나 환불은 물론 보안 및 사고 대응 체계를 갖추는 일이 서비스 경쟁력을 가를 것.
결국 기술보다 신뢰가 관건이다. 결제 뒤의 취소와 환불, 사고 대응까지 갖춰야 소비자가 안심하고 코인 지갑을 열게 된다. 국내 금융권의 실험이 관광과 의료 같은 명확한 수요에서 출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주 묻는 질문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면 가맹점은 어떤 돈을 받나요?
고객이 코인으로 결제해도 가맹점은 코인이 아닌 원화 등 기존 화폐로 대금을 받습니다. 비자 결제망이나 은행 정산 시스템이 자산 전환과 지급을 처리합니다.
국내에서는 언제부터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쓸 수 있나요?
아직 일부 가맹점에서 사전 시험 단계입니다. 신한은행, BC카드, KB국민카드 등이 실험을 마쳤으나 실제 이용 시점과 수수료율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비자와 메시의 제휴는 무엇이 다른가요?
미리 코인을 팔아 계좌로 옮기거나 카드를 충전할 필요 없이, 결제 과정에서 메시가 자산 전환을 처리합니다. 가게는 기존 비자 결제망으로 대금을 받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