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2026년 10월 27일부터 이번 주 안에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조사를 시작합니다. 중국산 차량 급증을 막기 위한 조치지만, WTO의 비차별 원칙에 따라 한국 등 다른 수출국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르면 12월 초 세이프가드를 시행할 방침이며, 국내 완성차 업계는 한국산 하이브리드차에 배정될 쿼터(할당량)를 두고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중국 겨냥했지만 한국이 희생양 될 수 있다
EU는 최근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중국산 하이브리드차 수입을 올해 예상 수입량인 80만 대에서 연간 35만 대로 약 56% 줄이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세이프가드는 특정 국가만 적용할 수 없습니다. WTO 규정상 모든 원산지에 비차별적으로 적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유럽 무역 정책 전문 매체인 보더렉스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한국, 일본, 튀르키예, 영국, 미국 등 EU로 하이브리드차를 많이 수출하는 상위 5개국에 최근 수출 물량을 기준으로 국가별 별도 쿼터를 배정할 계획입니다.
이 조치는 추가 관세를 물리는 방식이 아닙니다. 쿼터를 초과하는 물량은 아예 세관에서 원산지로 되돌려 보내지는 방식으로 운용됩니다.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출입 기자 브리핑에서 “최근 EU 시장으로의 급격한 하이브리드차 수입 급증세는 주로 중국산 제품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따라서 다른 국가들에 배정되는 쿼터는 중국만큼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현대·기아차 유럽 전략에 차질 우려
정작 국내 업계는 이번 조치를 반기기는커녕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수출 물량에 상한선이 생긴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기 때문입니다.
현대·기아차는 고유가 환경과 EU의 친환경 기조에 맞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유럽 공략 전략을 세워왔습니다. 올해 8월까지 현대·기아차의 유럽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약 18만1천 대로, 전체 판매량의 4분의 1을 차지했습니다. 유럽에서 팔린 하이브리드차 가운데 34.8%는 세이프가드 적용 대상인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한 차량이었습니다.
현대·기아차는 체코와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투싼(현대), 스포티지(기아) 등 일부 하이브리드차를 현지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코나·싼타페(현대), 니로·쏘렌토(기아) 하이브리드는 한국에서 생산돼 수출됩니다. 유럽 공장이 이미 현 상황에 맞게 최적화됐고 부품 조달 문제도 얽혀 있어 현지 생산 전환이 당장은 어렵다는 게 업계 설명입니다.
헤럴드경제는 EU의 중국 견제용 조치가 현대차·기아까지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완성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정부의 협상력이 관건이다
EU와 FTA를 체결한 국가라고 해서 더 관대한 물량을 배정받는 것은 아니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는 정부가 EU 집행위원회를 상대로 적극적인 협상과 설득에 나서 충분한 쿼터를 확보해주기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EU가 12월 시행을 공언하고 있어 협상 시간 자체가 촉박하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정부는 지난 6월 EU 철강 쿼터 조정에서 경쟁국보다 확연히 유리한 사실상 최혜국 대우 합의를 이끌어낸 경험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한국 자동차업계가 EU 공급망에 기여하는 긍정적 측면을 최대한 강조하는 전략으로 총력 협상에 나설 방침입니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EU는 향후 세이프가드 대상을 화학, 기계 등으로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산 저가 제품 공습에 하루 10억 유로(약 1조5천억원)꼴로 적자를 보며 기반 산업과 일자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EU의 하이브리드차 세이프가드란 무엇인가요?
특정 상품 수입이 급증해 국내 산업이 피해를 입을 경우 임시로 수입을 제한하는 무역 조치입니다. EU는 이르면 2026년 12월 초부터 하이브리드차에 이를 시행할 계획입니다.
한국산 하이브리드차도 제한 대상인가요?
네. WTO의 비차별 원칙에 따라 중국뿐 아니라 한국 등 모든 수출국에 적용됩니다. 국가별로 별도 쿼터가 배정되며, 초과 물량은 관세 부과가 아니라 세관에서 반송됩니다.
현대·기아차는 어떤 영향을 받나요?
올해 8월까지 유럽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의 34.8%가 한국 생산 차량이었습니다. 코나, 싼타페, 니로, 쏘렌토 하이브리드 등이 한국에서 생산돼 수출되기 때문에 쿼터 확보 여부에 따라 타격이 커질 수 있습니다.
